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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4전 전패 준우승…승부사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작성일: 2021.11.18 22:16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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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1, 2차전을 치르면서 감독이 흐름을 느낀 게 있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kt 위즈와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1차전 초반 선취점을 뽑으며 쉽게 풀어갈 수 있는 흐름에서 페르난데스의 좋은 타구가 2루수 박경수의 글러브에 걸린 순간이 그랬을 것이다. 또 1-1로 팽팽한 흐름에서 던진 승부수 이영하가 흔들리면서 2-4로 졌다. 2차전은 선발 최원준이 4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져 1-6으로 졌고, 3차전은 돌아온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5이닝 1실점으로 잘 버텼으나 타선의 침묵 속에 1-3으로 졌다. 

두산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4-8로 졌다. 1차전 등판 후 3일 휴식을 취하고 선발로 나선 곽빈이 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일찍이 승기를 내줬다. 김 감독의 마지막 승부수는 무리수로 끝났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김 감독은 해마다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2015, 2016, 2019년 우승, 2017, 2018, 2020년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6차례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4전 전승으로 우승한 적은 있어도 4전 전패로 무릎을 꿇은 적은 없었다. 이번 한국시리즈 전까지 14차례 가을 시리즈를 이끌면서 단 1승도 얻지 못하고 김 감독이 물러난 시리즈는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 한국시리즈는 달랐다. 3연패로 시작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3패 하나 1승1패 하나 부담을 항상 안고 한다. 3연승을 하고 있어도 혹시나 1패를 해서 흐름을 뺏길까 봐 부담을 느낀다. 올해는 잘 싸워서 힘들게 올라왔고, 사실 구상이나 이런 게 잘되는 상황이 아니었다. 잘 올라왔고, 1, 2차전을 하면서 감독이 흐름을 느낀 게 있다. 지금까지 잘해오고 최선을 다한 것만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더는 선수들이 판세를 뒤집을 힘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했다는 말로 들렸다.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최원준-곽빈 등 국내 선발진은 4일 휴식 턴을 버텨야 했다. 대체 선발로 투입한 김민규는 긴 이닝을 끌어주지 못했고, 자연히 이영하-홍건희-이현승-김강률 등 필승조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야수들도 이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코치진은 물론 관계자들까지 "선수들이 다 지쳤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도 3차전에 0-3으로 끌려가는 분위기에서 1점을 만회하는 적시타를 친 박건우는 1루에 도착하자마자 만세를 했다. 

김 감독은 "어제(17일) 박건우 보셨죠? 안타 하나 치고 만세 하는 거. (선수들) 마음이 그렇다니까. 자기도 모르게 만세를 한다. 7차전 역전타 친 것 같이. 지금 다들 잘하고 있다. 지금까지 잘해왔으니까 끝까지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시리즈의 판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끝까지 싸워서 후회가 남는 경기는 하지 말자는 뜻이었다. 

선수들에게 당부한 것처럼 김 감독은 4차전까지 현재 전력에서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모두 쏟아부었다. 또 한번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사령탑의 슬픈 예감도 틀리지 않았다. 

그래도 두산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가을을 보냈다. 김 감독은 커리어를 통틀어 최악의 한국시리즈 성적표와 마주해야 했지만, KBO 구단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역사를 함께 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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