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원진아 "정신줄 놓은 답답이 애기엄마…저도 뒤늦게 이해했죠"[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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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원진아(30)에겐 '열일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해가 밝자자마 JTBC의 멜로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를 선보였고, 추석엔 영화 '보이스'가 개봉해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애타는 심정을 표현했다. 공개하자마자 전세계 1위에 오른 넷플릭스 '지옥'에선 아기가 며칠 뒤면 지옥에 간다는 '고지'를 받은 어머니가 됐다. 연말엔 영화 '해피 뉴 이어'가 개봉한다.
하지만 원진아는 "성덕의 해"라고 환하게 웃었다. 동경하던 두 선배, 변요한 박정민을 차례로 '남편'으로 만나 원을 풀었기 때문이란다. "회사에서도 '성덕의 해'라고 했어요. 연기를 처음하던 시절부터 제가 진짜 팬이에요. DVD도 있어요."
하나하나 소중한 작품이자 캐릭터겠지만, 특히 '지옥'의 원진아가 인상에 남는다. 그는 갓 낳은 사랑스러운 갓난아기가 '닷새 후 지옥에 간다'는 통보를 받아든 어머니 소현을 연기했다. 산부인과 병상을 떠나기도 전 떨어진 청천벽력과도 같은 '신의 뜻' 앞에서 요동치는 젊은 어머니를 폭발력있게 그렸다.
충격과 공포, 혼란과 불안이 뒤엉킨 소현은 자칫 '민폐 캐릭터'로 빠질 듯 휘청거리지만, '지옥' 후반부의 중요한 축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동물적으로" 느낀 그대로를 표현하고자 했다는 원진아는 "가슴아플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저를 뒷받침해준 것"이라고 했다.
-'지옥'이 공개 직후 넷플릭스 전세계 1위를 기록한 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열심히 노력해서 만든 작품을 봐주는 사람이 많은 것만큼 감사한 일이 없다. 더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겨주고 봐주는 것만으로도 큰 일이다. 1위를 해서 좋은 작품이라기보다, 그만큼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큰 보람이더라."-넷플릭스 글로벌 흥행 특수 같은 걸 기대하진 않았는지.
"기대를 아예 안한 건 아닌데 안 늘었다(웃음). 오히려 그것이 캐릭터가 아니라 감독님이 만드신 세계관, 그 안의 메시지와 이야기와 분위기에 압도되고 몰입되는 작품이라는 걸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팔로워수가 늘고 하는 것까지는 생각도 안했다. 1위에 오르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 제 SNS는 아주 평화롭다.(웃음)"
-완성된 '지옥'을 처음 본 소감은 어땠나.
"감독님의 확신, 상상했던 그대로가 나온 작품이어서 신기했다. 그렇게 표현해 주시니까 그 감정이 풍부해지는 것 같고. 처음 보는 것처럼 신선한 기분으로 봤다."
-어떤 메시지가 담겼다고 생각하나.
"보는 사람이 관점이 다르듯이 메시지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감독님 작가님이 무엇을 의도하셨는지를 떠나 제가 느낀 것은, 너무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나라는 사람이 지켜야 하는 신념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옳은 행동인지 나쁜 행동인지 조금 더 도덕적으로 생각을 해보고. 이기적이지 않은 삶을 살아가라는 메시지가 와닿았던 것 같다. 그런 사람이 많을 수록 사회의 모습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많이 얻었다."

"소현이 부분은 안봤다. 혹시 보면 그것에 휩싸여서 나와있는 것 자체에 매달릴 것 같았다. 안보이는 다른 걸 상상하고 싶었다."
-결혼 출산 경험도 없이 아기를 낳은 엄마를 연기했다. 어머니에게 도움을 받기도 했나.
"준비할 때는 어머니한테 많이 여쭤봤다. 붓기를 표현하려면 살을 찌워야 하나 외형적인 고민도 되고, 출산 이후 상태도 궁금했다. 엄마는 젊은 나이에 저를 낳았고, 날씬해서 낳기 전까지 임신한 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시더라. 어머니가 그런건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하셔서 부담을 좀 내려놓기도 했다. 그 상황이면 엄마는 어떨 것 같아? 하고 물어보기도 했다. '정신을 놓을 것 같은데'라고 하시더라."
-연기할 때는 어디에 중점을 뒀나.
상상해봤다.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일까, 아이가 태어나 얼마 못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모습일까. 현실에 있을법한 사례를 생각했다. 하지만 ('지옥'과 같은) 그런 사례가 있지도 않고 옮겨올 만한 것이 없어 고민됐다. 대본을 읽었을 때 느낀 소현이의 감정을 나 원진아라는 사람이 표현할 때,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감정을 느낄까 감각적으로 느끼려고 노력했다.
머리로 분석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머리로 계산해 나오는 감정과 동물적으로 나오는 감정에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했다. 순간의 감정에 집중했다. 현장에선 아이와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대본 자체에서부터 너무 좋은 역할이었다. 대본에 나와있었다. 가슴아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뒷받침해줬다. 역할이 저를 뒷받침하는 힘이 된 것 같다.
'고생했겠다' '힘들지 않았냐'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는데 사실 현장에서는 즐거운 시간이 더 많았다. 개인적 욕심으로는 날것처럼 바로바로 감각적으로 느끼고 싶었다. '길게 생각하다보면 어쩔수 없이 머리로 생각한 것을 표현하지 않을까. 이 역할의 힘이 사라지면 어쩌지.' 튼튼이를 안고 있을 때 그 느낌을 최대한 느끼려고 순간적으로 집중을 많이 했다."
-실제 원진아라면 어땠을 것 같나.
"생각해봤다. 아이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했을 때 이성을 찾고 방법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한시라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아는 사람을 찾아가서 뭔가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을 것 같다. 소현이 사제를 찾아간 것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뭔가 잘못된 거다' 그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 같다."
-모성애 연기에 대한 호평이 많다. 반응들 중에 인상적인 게 있나.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는 저도 '애엄마가 빨리 정신을 차리고 아이를 위해 할 일을 해야 하는데 왜 혼란을 겪지? 왜 새진리회를 찾아가지?' 답답함을 느꼈다. 그리고 뒤늦게 이해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인물이구나. 변화하는 과정에서 매력을 느꼈다. 관객분께서도 그걸 끝까지 잘 참고 봐주셔서 이해를 해주신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보시며 바로 피드백을 보이는 분들이 있다. '저 고구마', '답답이', '저 애기엄마 왜 새 진리회 찾아가' 하고 댓글이 달리는 게 너무 재미있더라. 그러던 중에 끝까지 보신 분이 '미안하실거예요' 하시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더라. 그런 실시간 반응이 재미있었다."

"소현이란 인물을 복기하면서 나라는 사람은 어떨까 생각해봤다.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분노도 느낄 것 같고. 그럼에도 튼튼이 옆에 있어주지 않나. 혼란을 겪겠지만 소중한 사람들 가족들 옆에서 남은 시간을 함께하려고 할 것 같다."
-안고 있던 아기는 더미였다고. 원래 아기를 돌보는 데 익숙한가?
"아기를 좋아한다. 집에서도 아기가 나오는 예능을 다 볼 정도다. 그걸 눈으로 본 느낌이 있다. 애를 인고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시고, 그런 걸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무서워서 아기를 못 안는 분들도 있지 않나. 그럴 일이 자주 있지는 않지만, 저는 '안아봐도 돼요?' 하는 편이다. 품에 아기를 안는 그 느낌이 좋았던 경험이 많다."
-연상호 감독과 첫 작업이다. 어땠나.
"어떤 분일까 했다. 예능에 나오실 때 보고 유머감각이 있는 분이겠다 예상은 했다. 그런데 대본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무겁고 분위기가 무겁다보니까 그럼에도 진지하고 근엄한 감독님이실거라 상상했다. 첫만남부터 너무 유쾌하고 쾌활하게 인사를 하시더라. '어? 이 감독님? 어떤 분이시지?' 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현장에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 울면서 몰입해야 하는 감정선이 있을 땐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지만 끝나면 '재밌는 얘기 있으니까 모여봐' 하고 이야기를 해주시곤 했다. 촬영하고 지치거나 한 걸 현장에서 풀어주시는 것 같았다. 즐거웠다."

"본인도 똑같은 일을 겪은 입장이다. 어떤 마음으로 하셨는지는 모르겠는데 내팽겨치고 일하러 간다기보다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기 위해서, 찾기 위해서 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박정민 선배와 전부터 같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다. 제가 연기를 시작한 시점이 (박정민이 출연한) '파수꾼'이라는 작품이 주목받을 때였다. 저도 준비하는 입장에서 인상적으로 봤다. 그 중에서도 잇아하게 박정민 선배 연기에 특별함을 느꼈다. 비슷한 나이대 존경스러운 선배님이라고 생각을 많이 하고 연기를 시작했다. 함께 하게 돼서 영광이면서 한편으로 걱정도 됐다. 팬심이 깊으면 한편으로 너무 긴장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다. 박정민 선배는 언제나 그랬듷 이번 작품에서도 배영재가 되어 실존 인물처럼 현장에 나타나셨다. 몰입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현장에서도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 편안하게 해주셨고 노력하지 않아도 즐겁게 촬영을 했다."
-화제가 되고 있는 박정민 배우의 '짜증 연기'를 실제로 본 소감은 어떤가.
"화제의 (회의) 장면을 보고 '저거 찍을 때 놀러갈 걸, 직관할 걸' 그랬다. 너무 재밌게 봤다. 대본에선 그런 느낌을 1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인물의 생명력이 있다. 어딘가에 살고 있는 것처럼 만드는 설정을 하시니 원래 저런 역할이었나 할 정도로 신선하고 대단했다. 실제 있는 사람처럼 연기하시는 모습이 신기했다. 배영재가 소현이에게는 다정하다. 저랑 같이 촬영하는 현장에서는 짜증을 안 내니까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또 인상적으로 본 장면이 있다면.
"이레가 울듯이 웃듯이 하는 장면을 보며 소름이 쫙 끼치는 경험을 했다. 나이도 어리고 맑을 수밖에 없는 나이에 어떻게 저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저도 공포감을 느꼈다. 충격이었다.
김도윤 선배는 같이 촬영을 했다. 화살촉 BJ 편집본을 봤는데 입이 안 다물어질 정도더라. 긴 신이고 에너지가 충만해야 했는데 이 혼란한 분위기에서 보게 되는 몰입감이 있었다. 광신도의 모습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었는데 정말 강한 힘이 있구나 했다."

"튼튼이를 딸로 설정해서 제가 나오면 안 되나 이야기도 했다.(웃음) 하게 된다면 좋겠지만 시즌1에서 좋은 역할로 보여주신 모습 그대로 봐주신 것 같아서 아쉽지는 않다. 역할 그대로 애정이 있다. 그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시즌2는 정말 기다려진다. 시청자 입장으로서도 기다려진다."
-시즌2 등장이 가장 기대되는 이는 누구인가.
"(배우 김현주가 연기한) 민혜진 변호사. 아이를 구하고 어떤 모습을 보여주실지 궁금하다. (유아인이 연기한) 정진수 의장은 부활할까, 부활한 정진수 의장은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서 역할을 할 것인가 궁금하다."

"재미있었다. 마침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와 촬영이 겹쳤다. 말랑말랑한 로맨스를 하다가 다음날엔 아기를 안고 막, 그런 게 저에게는 다이나믹하게 느껴졌다. 다른 장르에서 보는 분위기의 차이가 다르다보니까 공부도 되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올해 열일을 했다. 촬영 기간은 드라지만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가 방송했고, 영화 '보이스'가 있었다. 연말에는 영화 '해피 뉴 이어'가 개봉하기도 하고.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는 현장에서 즐거운 기분이 많이 남는다. 최근이라 그런지 친분을 이어가면서 자주 보기도 한다. 케미가 좋아 배우들끼리 합도 잘 맞았던 작품이다.
보이스피싱을 다룬 '보이스'는 저조차도 '저런일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했다. 피해자 역할이었지만 순진한 사람이어서 당하는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어 전해야 하는 의미를 공부했다. 힘든 시기인데 영호도 잘 돼서 다행이었다."
-로운(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변요한(보이스)-박정민(지옥)-이동욱(해피 뉴 이어)에 이르는 올해의 파트너 궁합은 각기 어땠나.
"다 좋았다. 로운은 동생이기도 하고 또래기도 해서 눈치보지 않고 재미있게 친남매처럼 지냈다. 장난도 많이 쳤다. 좋은 배우, 열정이 많은 배우였다. 그런 부분에서 리스펙트했다.
변요한 박정민 두 분은 정말‥. 이 두 분과 연기를 하게되면서 우리 회사에서도 올해는 성덕의 해였다고 할 정도였다. 두 분의 엄청 팬이었다. 두 분이 나온 '들개'의 DVD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다. 너무 재미있게 봤다. 그런 선배들과 함께 하는 해였었다. 저 스스로 올해는 성덕의 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모든 배우가 좋았다.
이동욱도 (드라마 '라이프'에서는) 친구로 만났다가 이번에는 연인으로 만나 호흡을 맞춰서 너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영화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작품 만나서 또 다른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싶다. 액션에 아직 도전을 안 해봤는데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연기로 보여드리고 싶다. 한편으로는 해왔던 역할이더라도 그때의 저와 이후 제가 표현하는 건 다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역할이 비슷하더라도 다르게 다른 모습을 표현하고 싶기도 하다. 새해에는 상황 좋아져서 자유로운 곳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 추억 쌓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나저나, 월드스타 야망은 없나?
"그런 야망 없다.(웃음) 길게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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