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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계약이냐 FA 도전이냐… 한유섬, 팀에 애정 있으니까 이런 고민도 한다

작성일: 2021.12.19 17: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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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에 대한 애정이 큰 한유섬은 연장 계약 제안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하는 조짐을 일찌감치 감지한 SSG는 일단 내부에 있는 예비 FA 선수들을 잡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들을 잡고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동시에 팀 연봉 계산을 대략적으로 마치고, 남는 금액을 확인해 외부 FA 시장이 다시 바라보겠다는 전략이었다.

SSG는 2022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이라는 투·타의 핵심들이 모두 FA 자격을 얻는다. 이들은 SSG에서 데뷔해 경력 전체를 SSG에 바쳤다. 팀 전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들이자,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고, 이제는 팀 리더십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SSG는 불확실성의 연속에서 우선 세 명을 모두 잡는다는 대전제 속에 움직였다. 12월 초, 세 선수에게 모두 연장 계약을 제안했다.

당초 SSG의 계획은 세 선수의 계약을 모두 완료한 뒤 일괄적으로 발표하는 것이었다. FA 선수들이 아닌 만큼 계약만 해두면 발표 시점은 조금 미뤄도 되기 때문이다. 박종훈(5년 총액 65억 원)과 문승원(5년 총액 55억 원)이 차례로 도장을 찍었고, 한유섬도 구단 제안에 고민을 하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언론 보도가 나왔다. 불가피하게 계약이 완료된 박종훈 문승원부터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박종훈 문승원의 계약이 완료됐다는 것이 알려진 상황에서 “그럼 한유섬은?”이라는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었고, SSG는 둘러댈 명분이 없었다. 한유섬에도 제안을 했다는 게 외부로 알려진 이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유섬은 지금도 협상을 이어 가고 있고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합의도, 결렬도 아니다. 하지만 SSG도 먼저 도장을 찍은 두 선수와 한유섬의 사정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한다. 

분명한 차이가 있다. 박종훈 문승원은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다. 선수들도 리스크가 큰 상황이었다. 구단은 리스크를 공유하자는 명분을 세울 수 있었고, 선수들은 구단의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유섬은 이야기가 다르다. 지금 상황에서 걸림돌이 아무 것도 없다. 올해 장타력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내년에도 시작부터 함께 할 수 있다. 

게다가 올해 FA 상황도 구단을 긴장케 한다. 당장 외야수들이 엄청난 금액으로 계약했다. 박건우(NC·6년 총액 100억 원), 김재환(두산·4년 총액 115억 원), 김현수(LG·4+2년 총액 115억 원) 모두 총액 기준 100억 원을 넘겼다. ‘끝판왕’ 나성범은 발표만 안 했을 뿐 이미 KIA와 6년 계약을 맺은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한유섬은 가만히 있었는데, 외부에서 몸값을 끌어올려줬다. 연장 계약을 제시한 12월 초보다 한유섬의 가치가 폭등한 것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FA 이전 연장 계약은 FA 시점의 금액보다는 낮게 책정되기 마련이다. 구단도 장기 계약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수들도 미래를 확신할 수 없기에 어느 정도 할인된 금액에 도장을 찍고 대신 ‘안정감’을 선택한다. 박종훈 문승원도 각각 예상 시장가보다는 낮은 금액에 합의했다. 서로서로 양보를 한 것이다.

한유섬 제안 금액 또한 현재 FA 시장에서 오가는 금액보다는 아무래도 못하다. 내년 성적에 자신이 있다면 연장 계약을 하지 않고 FA 시장에 나가는 게 금전적으로는 훨씬 이득이라는 건 굳이 계산기를 안 두드려도 된다. 연장 계약이 안 된다고 해서 SSG가 내년 한유섬과 FA 협상을 소홀히 하겠다는 것도 전혀 아니다. 그럼에도 한유섬이 고민을 하고 있는 건, 역설적으로 SSG에 대한 충성심과 애정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지점으로 볼 수 있다.

한유섬도 다른 선수 못지않게 팀에 대한 애정이 크다. 고교 졸업 후 미지명, 대학에서도 4학년 때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던 한유섬이다. 그때 자신의 손을 잡아준 팀이 SSG다. 그리고 이 팀에서 리그 정상급 타자로 성장했다. 이제는 후배들을 이끄는 야수진의 리더이기도 하다. 팀에 대한 고마움은 물론, 이제는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투철한 선수다. 남들 같았으면 일언지하에 거절했을 것을, 그래서 아직까지도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팬들 또한 한유섬의 고민을 따뜻하게 보듬는다. 최근 FA 시세를 들어 "한유섬이 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대세다. 되레 한유섬의 시각에서 "시장에 나가는 게 이득"이라는 주장도 더러 보인다. 구단은 아무런 선입견 없이 한유섬의 판단을 존중할 태세다. 

구단도 제안 사실을 알리며 만에 하나 한유섬의 이미지에 나쁜 영향이 있을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한유섬도 조금 더 차분하게 수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구단은 한유섬을 프랜차이즈로 생각하고 장기 계약을 제시했고, 한유섬은 그런 구단과 팬들을 보며 고민하고 있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어떤 선택이든 존중되고 뒷맛이 나쁘지 않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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