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디 머레이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34, 영국, 세계 랭킹 134위)가 돌아왔다. '무결점' 노박 조코비치(34, 세르비아, 세계 랭킹 1위) 라파엘 나달(35, 스페인, 세계 랭킹 6위) 로저 페더러(40, 스위스, 세계 랭킹 16위)와 세계 테니스 무대를 호령했던 옛 영광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머레이는 지난 19일(이하 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무바달라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전에서 '영 건' 안드레이 루블레프(24, 러시아, 세계 랭킹 5위)에게 0-2(4-6 <2>6-7)로 졌다.

이 대회는 아랍에미리트 연합에서 연말, 혹은 연초에 개최하는 이벤트 대회다. 남자부는 6명, 여자부는 2명이 초청됐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2009년부터 시작해 많은 유명 선수들이 출전했다.

머레이는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었다. 2005년에도 정상에 올랐고 올해 세 번째 정상을 노렸다. 그러나 자신보다 10살이나 어린 루블레프의 강한 공격에 무릎을 꿇었다.

비록 머레이는 최종 승자가 되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특히 준결승에서는 나달을 2-0(6-3 7-5)으로 눌렀다. 발 부상으로 4개월 만에 코트에 복귀한 나달은 5년 만에 머레이를 만났다. 2세트에서 두 선수는 과거 치열했던 명승부를 재현했다.

▲ 앤디 머레이(왼쪽)와 라파엘 나달 ⓒ 무바달라 월드 챔피언십 트위터 캡처

결승에 진출한 머레이는 2세트 중반 장기인 '그물망 수비'로 루블레프를 괴롭혔다. 마지막 승부처에서 루블레프의 강서브에 흔들렸지만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조금이나마 보여주며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머레이는 허리와 고관절 부상으로 두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한때 은퇴도 고민했지만 복식 경기 위주로 코트에 섰고 단식에 복귀했다.

내년 1월 열리는 호주오픈을 앞두고 이번 무바달라 챔피언십에서 모의고사를 치렀다.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친 그는 스포츠전문매체 유로스포츠를 비롯한 언론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하고 싶을 뿐이다. 그것이 사라지면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은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할 수 있을 때 즐기고 끝까지 플레이하라'고 조언했다. 많은 이들이 은퇴한 뒤 후회하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무바달라 챔피언십을 마친 머레이는 영국으로 돌아가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낸다. 그리고 호주오픈이 열리는 호주 멜버른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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