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주 KIA와 다시 만날 예정으로 알려진 양현종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2년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1호 계약’으로 가장 유력했던 선수는 양현종(33)이었다. 올해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섰던 양현종은 한국으로 돌아오며 FA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1호 계약 추측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원 소속팀 KIA는 양현종의 컴백을 두 손 벌려 환영할 만했다. 양현종이 빠진 선발 로테이션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던 KIA는 결국 9위로 처졌다. 이런 성적 부진은 사장·단장·감독의 전면 교체라는 강수로 돌아왔다. 게다가 양현종은 팀의 프랜차이즈이자 영구결번 후보다. KIA로서는 전력으로나 상징성으로나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였다.

양현종도 KIA에 대한 애착이 컸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 KIA 컴백 외에는 다른 선택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움직이기도 사실 쉽지 않았다. 양현종의 2020년 연봉은 23억 원이었다. 사실상 보상금만 46억 원이었다. 여기에 시간도 여유가 있었다. KBO리그보다 메이저리그 일정이 훨씬 먼저 끝났다. 물밑 접촉을 할 시간이 다른 선수보다 많았다.

그러나 ‘1호 계약’ 예상은 빗나갔다. KIA와 양현종이 세부 조건에서 이견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총액에는 문제는 없었지만, 보장금액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로서는 당연히 보장금액을 높이길 원한다. 아무리 쉽게 딸 수 있는 인센티브라고 하더라도 ‘0’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구단이 최대한 안전장치를 걸길 바라는 것도 당연하다. KIA의 예상보다 협상 타결이 훨씬 늦어지는 이유다.

지난 주 만나 뚜렷한 이견을 확인한 양자는 잠시 숨을 골랐다. KIA도 이번 주 있을 협상에 대비했고, 양현종 측도 머리를 식히는 시간을 가졌다. KIA의 조건을 분석함과 동시에, 외부 상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들은 “양현종 측이 시장 상황을 체크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리지지 않았다. 역시 보상금의 벽이 너무 높다. A구단 단장은 “양현종이 좋은 투수임은 확실한데, 보상금 46억 원을 지불할 여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 B구단 단장 또한 “보상금이 문제”라는 의견을 양현종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에서는 타 구단 이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IA와 양현종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격에 보상금 46억 원을 얹으면, 거의 150억 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장 금액과 인센티브 요건을 조율할 수도 있지만 46억 원은 일시불로 지급해야 한다. 양현종의 선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떠나, 보상금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것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46억 원이면 웬만한 FA 하나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결국 양현종의 협상 창구는 앞으로도 KIA에 단일화될 가능성이 크다. KIA와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KIA와 양현종 측은 계속해서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고, 대략 22일에는 직접 만나 재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쪽 모두 더 시간을 끌기는 부담스러운 사정들이 있다. 어찌됐건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 분명하다. 야구계에서는 "양현종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타결이 임박했다는 징조"라고 본다. 22일에는 팬들이 바라는 소식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