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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감독이 주목한 '손', 세터 한정훈의 시작

작성일: 2016.03.03 08:53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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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초보 세터 한정훈(23, 현대캐피탈)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

한정훈은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흔들리는 노재욱을 대신해 3세트 중반 코트에 나섰다. 4-9로 끌려 가던 흐름을 바꿨다. 한정훈이 띄운 공 3개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고, 9-11까지 바짝 따라붙은 현대캐피탈은 기어코 분위기를 뒤집으면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한)정훈이가 최근 1주일 동안 훈련을 지켜봤을 때 전문적인 수준까지 성장하진 못했지만 안정된 토스가 나온다고 느꼈다"며 투입 이유를 밝혔다. 이어 "(노)재욱이가 전반적으로 토스가 많이 흔들렸는데 (문)성민이와 오레올이 잘 처리해서 위기를 넘겼다. 3세트에는 잠깐 쉬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훈이로 교체했는데 놀랄 만큼 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5~2016시즌 2라운드 6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입단할 당시 한정훈은 레프트 공격수였다. 한정훈은 "프로에 오기 전까지 한번도 세터를 경험한 적이 없다"며 "초등학교 때는 센터로 뛰었고 대학교 3학년 때 한번 라이트로 뛴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터는 배구에서 가장 어려운 포지션으로 꼽힌다. 프로 무대에 와서 공격수가 세터로 전향하는 경우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한정훈은 특이한 케이스다.

스피드 배구를 하는 현대캐피탈은 세터는 물론 공격수와 리베로까지 토스 훈련을 한다. 이때 최태웅 감독의 눈에 한정훈이 들어왔다. 최 감독은 "손 모양이 정말 좋다. 토스하기에 적합한 손을 갖고 있다"며 한정훈에게 주목한 이유를 말했다. 이어 "대화를 나누면서 설득하는 데 1주일 정도 걸렸다. 지금은 세터 훈련만 받으면서 완전히 전향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정훈은 "처음에는 (노)재욱이 형이 다친 상황이라 복귀할 때까지만 하는 줄 알았다"고 뒤늦게 항변(?)하며 웃었다. 송병일 코치 밑에서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있는 한정훈은 "볼 밑으로 찾아 들어가는 스텝 위주로 연습하고 있고, 코치님께서 손 모양도 많이 신경 써 주신다"며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석(30, 센터)은 놀란 눈치였다. 신영석은 한정훈과 속공 2개를 합작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도왔다. 그는 "어떻게 이렇게 잘할 수 있나 코트에 들어올 때마다 깜짝 놀란다. 연습 때 5개 올려서 2개 들어가면 잘하는 건데 오늘(2일)은 다 들어갔다"고 했다. 한정훈은 "(신)영석이 형이 연습 때 칭찬을 많이 해 줘서 편하다"며 성공률이 높았던 이유를 말했다.

새로운 자리에 적응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있다. 한정훈은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알아 갈수록 어렵다. 상대 블로커랑 머리싸움도 해야 하고, 공격수일 때 오른손잡이 스텝을 했는데 세터는 왼손잡이 스텝이 필요하다. 10년 동안 해 온 스텝을 바꾸고 있다"며 힘든 점을 털어놨다. 현대캐피탈 동료들은 한정훈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제 중학교 3학년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한다.

갈 길이 멀다. 그래도 꾸준히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최태웅 감독은 "(이)승원이가 최근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챔피언 결정전을 구상할 때 한정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훈은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시니까 보답해야 한다. 기회가 오면 자신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1] 최태웅 감독(왼쪽), 한정훈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2] 신영석, 한정훈, 문성민(왼쪽부터)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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