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서의 Pepper Game] ‘힘에서 밀리는’ 김현수, 가벼운 배트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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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힘에 대한 ‘자신감’이다. 김현수는 첫 한 두 타석에서 타이밍을 잡는 데 실패해 빗맞았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힘으로 내야를 넘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김현수의 뛰어난 타이밍 포착 능력은 균형을 잃지 않는 타격폼과 투수와 ‘힘 대 힘’으로 붙어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크게 한몫했다.
이러한 김현수의 장점이 미국 진출 이후 잘 보이지 않는다. 스프링캠프에서 보인 그의 타격폼은 KBO 리그 때보다 테이크 백 동작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힘보다는 유연성으로 메이저리그 투수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운 듯하다. 그러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10차례 시범경기에서 31번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타율 0.103(29타수 3안타) 3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3안타 가운데 2개는 내야 안타였고 나머지 한 개도 시원하게 외야로 뻗어 나간 타구가 아니었다. 올 겨울 모든 구종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윙으로 변화를 줬으나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상대 투수와 ‘힘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메이저리그 투수가 힘을 실어 던지는 공을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혀도 ‘정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그의 타구가 내야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BO 리그 때보다 힘에서 밀릴 것으로 예상은 했다. 그러나 빅리그 첫 10경기에서 보인 김현수의 타구를 보면 예상보다 더 ‘파워 대결’에서 고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타격할 때 왼손이 공에 밀리지 않고 원활하게 돌아갔다. 자신이 생각한 스윙을 구종과 코스에 따라 능숙하게 변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의 구위에 밀리면서 비거리와 타구 속도, 타구 질 모두 손해를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김현수는 자신의 히팅 포인트를 조금 더 앞으로 당겼다. 공 반 개 정도 앞에서 쳐야 빅리그 투수의 구위에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그의 최대 장점인 눈부신 콘택트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악수(惡手)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김태균(32, 한화 이글스)은 시즌 중반쯤 자신이 원래 사용하던 배트보다 조금 더 가벼운 배트를 쥐고 경기에 나섰다. 이때 좋은 타격감을 보이며 후배에게 ‘시즌 중 배트 무게 변화’를 권유하기도 했다. 자신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원하는 타격 상황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타석에서 유연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편안한 스윙을 원한다면 ‘조금 더 가벼운’ 배트 선택이 큰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사진] 김현수 ⓒ Gettyimages관련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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