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연착륙과 세인트루이스의 불안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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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12일(한국 시간) 애틀랜타와 시범경기에서 몸에 맞는 볼로 첫 출루를 허용했으나, 공 7개로 1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3경기 3.1이닝 동안 피안타 없는 호투를 이어 갔다. 포심 페스트볼 평균 구속, 구종의 다양성 등에 대한 우려가 현재까지는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증명해나가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세인트루이스의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대로 '팀' 세인트루이스가 지닌 몇 가지 불안 요소가 '선수' 오승환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몇 가지 짚어 보려 한다.
◆ 몰리나의 엄지손가락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평가 받는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는 지난해 9월 시카고 컵스와 경기 때 홈에서 주자 앤서니 리조를 태그 하는 과정에서 왼손 엄지를 다쳤다. 시즌이 끝난 후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불편이 계속됐고, 검진 결과 인대 상태가 부상 직후로 돌아가면서 12월 2차 수술을 받게 됐다. 애초 예상과는 달리 빠른 회복세로 시범경기 포수 마스크를 쓰며 복귀했지만, 개막전 출전에 변수가 될 스윙 재개 시점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2014년 역시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다쳐 수술을 받아 양쪽 엄지 모두 수술 경력이 생긴 점은 몰리나에게 공격과 수비 모든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세인트루이스는 몰리나가 출전한 1149⅔이닝에서 팀 평균자책점이 2.79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포수들이 마스크를 쓴 315이닝에서는 3.49로 큰 차이를 보였다. 몰리나의 부상이 팀에게 미치는 영향은 2014년, 2015년 포스트 시즌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으며, 그의 엄지손가락은 팀의 우승뿐만 아니라 '신인 투수' 오승환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의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 부시 스타디움과 헤이워드의 공백
오승환의 행선지가 세인트루이스로 결정됐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홈 구장인 부시 스타디움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펜스 거리 좌우 102m, 중앙 122m의 부시 스타디움의 지난해 파크 팩터 0.931은 낮은 순으로 공동 10위에 해당하는 투수 친화적 수치였으며, 홈런 파크 팩터 역시 0.857로 8번째로 낮아 중간 계투로서 피홈런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내용이었다.
그러나 외야 수비의 핵심을 담당했던 제이슨 헤이워드가 8년 1억 8,400만 달러의 대박 계약을 맺으며 지구 라이벌 시카고 컵스로 이적하면서 넓은 부시 스타디움을 지켜 줄 가장 든든한 수비수를 잃게 됐다. 지난해 헤이워드는 메이저리그 우익수 가운데 가장 높은 22의 DRS(디펜시브 런세이브)를 기록했으며, D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수비)는 2.0으로 수비로만 팀에 2승 정도를 추가하는 기여도를 보여 줬다.
이처럼 든든하게 외야를 지켜 주던 헤이워드의 자리를 대신할 선수는 지난해 데뷔한 신예 스테픈 피스코티로 예상되고 있다. 63경기에서 타율 0.305와 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타격에서는 이미 합격점을 받았지만, 문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수비력이다.
스탠퍼드대학 시절 투수, 3루수를 하며 강한 어깨는 검증됐으나 본격적으로 외야 수비를 시작한 것은 2013년으로 타구 판단과 풋워크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크게 알린 피터 보저스와 아찔한 충돌 장면 역시 콜 플레이 미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아직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좌익수 자리 역시 부상과 노쇠화의 우려가 있는 맷 할러데이 또는 브랜든 모스가 맡을 가능성이 높아 중견수 랜달 그리척을 제외한 코너 외야수의 수비력에서는 의문부호가 따를 수밖에 없다.
오승환은 KBO 시절부터 땅볼/뜬공 아웃 비율이 0.80을 넘어본 적 없는 뜬공 유도형(+삼진) 투수이며, 일본에서는 뜬공 아웃이 땅볼 아웃에 2배에 달할 만큼 많은 뜬공을 유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심 패스트볼을 연마한다거나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 땅볼을 유도하는 내용으로 갑자기 변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경향은 비슷할 것이다.
묵직한 패스트볼로 많은 내야 뜬공을 만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으나, 한국과 일본에 비해 비교적 파워가 뛰어난 타자들이 많은 메이저리그에서 내야를 벗어날 가능성이 큰 타구들이 부시 스타디움의 넓은 외야로 나간다면 세인트루이스의 외야수들이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아직까지는 불안이 조금 더 크게 느껴진다.
◆ 오승환 연도별 땅볼/뜬공 아웃 비율

※ 기록 출처: KBO(koreabaseball.com), 팬그래프닷컴(fangraphs.com), 베이스볼레퍼런스(baseball-refer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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