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정재원. ⓒ연합뉴스
▲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정재원.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중책을 맡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막내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래도 ‘뽀시래기’ 정재원(21)은 아직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이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아쉬운 성적을 안았다. 한국은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준준결선에서 3분41초89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체 8위 중 6위. 이로서 4개국에만 주어지는 준결선행 티켓을 놓쳤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한국이라 아쉬움이 더욱 크다. 특히 이승훈과 김민석, 정재원까지 같은 멤버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지만, 결과는 준준결선 탈락이엇다.

경기 후 만난 선수들의 얼굴 역시 밝지는 못했다. 후련한 표정은 있었지만, 진한 아쉬움은 숨길 수 없었다.

막내 정재원은 “기록도 그렇고 순위도 그렇고 4강으로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아쉬운 성적이 나왔다. 그래도 남은 경기가 있으니까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잊고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셋 중 가장 표정이 어둡다는 질문에는 “원래 표정이 무표정과 가깝다. 오늘은 특히 힘들었다”며 멋쩍게 웃고는 “아무래도 마지막 피니시를 해야 하니까 남은 힘을 다 썼다. 그래서 힘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정재원은 17살의 나이로 은메달의 기쁨을 누렸다. 앳된 얼굴로 뽀시래기라는 별명도 얻으면서 인기를 뽐내기도 했다.

당시에는 설레는 마음만으로 경기를 즐겼지만, 이번 대회에선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팀추월의 마지막 주자를 맡아 형들을 이끌었다. 그래서 이번 준준결선 탈락이 더 아쉽게 느껴지는 눈치였다.

정재원은 “팀에서 가장 많은 바퀴수를 맡아야 해서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대회를 통해 그 자리를 아무나 맡을 수 없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다음 올림픽에선 이 자리에서 제 몫을 더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어깨가 조금 내려간 막내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사이. 이를 곁에서 조용히 듣던 맏형 이승훈은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정재원이 주눅 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자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정말 잘해줬다. 내가 따라가기가 힘들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비록 팀추월에선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정재원의 베이징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승훈과 함께 19일 매스스타트 남자 경기를 치른다.

정재원은 “매스스타트 경기가 남아있다. 오늘 결과는 아쉽지만, 더 준비를 잘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 더욱 재밌는 레이스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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