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좌완투수 양현종. ⓒ곽혜미 기자
▲ KIA 좌완투수 양현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기장, 고봉준 기자] “모든 타자들이 어려울 것 같아요.”

지난 스토브리그의 최대 핫이슈 중 하나는 좌완투수 양현종(34)의 KBO리그 복귀였다. 2020년 말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양현종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하면서 정든 KIA 타이거즈를 잠시 떠났다.

적지 않은 나이로 도전을 택한 양현종은 미국 무대에서 꿈을 펼쳤다. 출발은 마이너리그였지만, 4월 그토록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5월에는 선발 로테이션까지 진입해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빅리그 마운드, 특히 1승의 벽은 놓았다. 9월까지 12경기를 뛰는 동안 승리 기념구를 챙기지 못했다. 결국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양현종은 페넌트레이스 종료와 함께 텍사스와 이별하게 됐고, FA 계약을 통해 KIA로 복귀한 뒤 스프링캠프를 통해 다시 친정팀 동료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t 위즈와 연습경기가 열린 5일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만난 양현종은 “아픈 곳 없이 몸을 잘 만들고 있다. 계획대로 준비가 되고 있다”면서 “최근 라이브 피칭을 했는데 스피드를 떠나 볼의 궤적과 볼 끝의 힘을 생각하면서 던졌다. 타자들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며 최근 컨디션을 이야기했다.

1년 전 이맘때와는 분위기가 다른 양현종이다. 지난해에는 연고가 없는 미국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그리며 몸을 만들었지만, 올해에는 안정된 환경에서 절친한 동료들과 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지금은 (선발) 한 자리가 있어서 확실히 편한 느낌이 있다. 지난해에는 경쟁을 해야 해서 좀 무리하게 준비했지만, 올해에는 개막과 맞춰서 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1년 사이 많은 것이 바뀐 KIA다. 먼저 사령탑이 맷 윌리엄스 감독에서 김종국 감독으로 바뀌었고, 나성범이라는 대형 FA 외야수가 새로 합류했다. 또, 김도영과 윤도현, 최지민 등 걸출한 신인들도 이번 스프링캠프를 함께하고 있다.

양현종의 위상도 조금은 달라졌다. KIA에서만 두 번째 FA 계약서 도장을 찍은 만큼 책임감이 커졌고, 자신이 이끌어야 할 후배들도 더욱 많아졌다.

양현종은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이제는 고참이 된 만큼 말수를 줄이려고 한다. 원래는 장난도 많이 쳤지만, 중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이끌려면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볍게 말을 할 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예민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려고 한다”고 선배로서의 자세를 이야기했다.

이어 “어린 후배들과는 이제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그래서 서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나는 괜찮아도 후배들이 다가오기가 어려운 눈치다. 사실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 키움 이정후(왼쪽)와 kt 강백호. ⓒ곽혜미 기자
▲ 키움 이정후(왼쪽)와 kt 강백호. ⓒ곽혜미 기자

이렇게 낯섦과 익숙함 사이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친 양현종은 끝으로 올 시즌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답지 않게 자신을 낮추며 여러 핵심 타자들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양현종은 “먼저 이정후는 여전한 것 같다”면서 이정후의 변함없는 실력을 치켜세우고는 “강백호는 의젓해졌다고 해야 할까. 그런 면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후배의 성장세를 높게 평가했다.

이어 “모든 타자들이 어려울 것 같다. 국내에서 잘 치는 타자들은 모두가 까다롭다. 아무래도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올 시즌을 더욱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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