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를 떠나 KIA에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나성범(오른쪽). ⓒ곽혜미 기자
▲ NC를 떠나 KIA에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나성범(오른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기장, 고봉준 기자] “이야기만 들으면 계속 삼진당하겠어요, 하하.”

KIA 타이거즈 외야수 나성범(33)은 FA 자격으로 임한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아야 했다. 직전 소속팀 동료들의 연락. 내용은 모두 같았다. NC로 남아달라는 부탁과 애원이었다.

그러나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나성범은 KIA와 6년 150억 원의 FA 계약을 통해 NC를 떠났다.

이제 나성범을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나야 하는 NC 선수들은 아쉬움이 클 뿐이었다. 지난 10년간 나성범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성범을 반드시 봉쇄하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중심타자 나성범을 상대할 NC 후배 투수들은 하나같이 “선배를 삼진으로 잡겠다”며 경쟁의식을 불태우는 중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어지고 있는 옛 동료들의 선전포고. 일찍이 이를 접한 나성범은 “모두가 나를 만만하게 보는 것 같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성범은 5일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연습경기 도중 취재진과 만나 “기사를 보니 NC 선수들이 다 나를 삼진으로 잡겠다고 하더라. 이야기만 들으면 NC전 모든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게 생겼다”며 웃었다.

이어 “NC 투수들이 내 약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실투가 들어왔을 때 내가 어떻게 해결하느냐, 또 유인구가 왔을 때 얼마나 잘 참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옛 동료들과 상대를 미리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공교롭게도 이적 후 첫 실전 출격 상대가 NC인 점도 흥미롭다. KIA는 12일 창원NC파크 원정을 통해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한다. 나성범도 이날 경기를 통해 KIA맨으로서 비공식 데뷔전을 치른다.

나성범은 “첫 경기가 NC전이더라. 이제 계속 만나야 하는 상대인 만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NC에서 누가 나오는지 모르니까 미리 한번 물어봐야 하나 싶다. 물론 선수들은 한 번씩은 다 만나고 싶다. 만나면서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 KIA 나성범. ⓒ곽혜미 기자
▲ KIA 나성범. ⓒ곽혜미 기자

정든 NC를 떠났지만, 적응이 힘들지는 않은 눈치다. 어린 시절 줄곧 자란 광주가 새 안방이기 때문이다. 고교(광주진흥고) 졸업 후 대학(연세대)은 서울에서, 프로는 창원에서 보냈지만 그래도 고향이 주는 안정감은 무시할 수 없다.

나성범은 “솔직히 맨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좀 힘들었다. 그래도 며칠이 지나고 나니 금세 편해졌다. 또, 합숙 생활을 하면서 어린 선수들하고 같이 지내면서 좀 더 가까워진 것 같다. 그래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이 주는 안정감이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 살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광주가 정말 많이 바뀌긴 했지만, 계속 살다 보면 더 편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나성범은 “개인적으로는 부상당하지 않고 올 시즌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또, 지난해보다 모든 면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 나뿐만 아니라 KIA의 모든 선수들이 지난해보다는 더 좋은 기록을 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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