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경력 내내 불운이 끊이지 않은 김광현 ⓒ조미예 특파원
▲ MLB 경력 내내 불운이 끊이지 않은 김광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광현(34)의 메이저리그(MLB)의 도전기는 ‘파란만장’이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두 번을 도전했고, 계약 후에는 외부적 불행이 끊이지 않았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자격을 얻은 김광현은 곧바로 MLB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MLB 구단들은 김광현의 몸 상태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대우도 썩 좋지 않았고, 메디컬 필름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등 난관이 많았다. 결국 김광현은 샌디에이고행을 포기하고 국내 잔류를 선언했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훨씬 더 좋은 대우를 받고 MLB에 갔지만, 2년 모두 힘겨웠다. 딱히 김광현이 잘못해서, 또 야구를 못해서가 아니었다. 외부 환경이 너무 불운했다. 이건 선수가 제어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계약하자마자 터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김광현의 MLB 시작을 꼬이게 했다.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다. 김광현은 한국에 들어오지도 못한 채 아는 사람조차 없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지루하고 또 긴장된 일상을 보내야 했다. 당시 상황을 아는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탓에 통역과 단둘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고 회상한다.

이후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마쳤고, 2021년 시즌을 끝으로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이 끝났다. 생애 마지막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 현지 언론도 대형 계약은 아니더라도 2년 계약은 무난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MLB 직장폐쇄가 발목을 잡았다. 새 노사단체협약(CBA)을 놓고 노사의 대립이 격화됐고, FA 시장의 메이저리그 계약이 동결됐다. 김광현도 세 달의 시간을 기다렸다.

이런 상황에서 친정팀인 SSG가 김광현 복귀를 타진하기 시작했다. 7일 KBO를 통해 김광현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결국 8일 4년 총액 151억 원이라는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에 합의하며 복귀를 선언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세인트루이스의 베테랑 담당기자인 제프 존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난 2년을 회상하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존스는 “순수하게 야구적인 의미에서 볼 때, 김광현의 지난 2년 메이저리그 경험은 내가 뽑는 가장 큰 불운 중 하나였다”고 적었다. 존스는 “가족과 떨어져 팬데믹(코로나19)에 빠졌고, 짧고 고립된 시즌을 보내야 했으며, 시카고의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고, 1년 내내 팔과 관련된 관리를 해야 했으며, 그리고 록아웃 속에 FA 자격을 얻었다”고 그의 불운을 한탄했다.

김광현에게 받은 좋은 인상도 털어놨다. 존스는 “이보다 더 좋거나 협조적인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 크레익 최(통역)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김광현이 얼마나 오랫동안 MLB에 오고 싶어했는지, 그리고 그가 건강했을 때 정말 잘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에게 더 좋은 상황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불운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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