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는 김광현을 복귀시킬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에 올라 탔다 ⓒSSG랜더스
▲ SSG는 김광현을 복귀시킬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에 올라 탔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가 김광현(34) 복귀 노선에 올라탔다. 포스트시즌 진출, 혹은 그 이상의 대업을 이루기 위한 베팅이다. 상황은 절박했고, 타이밍은 절묘하다. SSG가 김광현 복귀를 타진할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에 ‘올인’을 외친 모양새다.

SSG는 7일 KBO를 통해 김광현의 신분조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 보냈다. MLB 구단이 KBO리그 선수를 영입하고자 할 때 신분조회 절차를 거치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류선규 SSG 단장은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협상 단계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더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물론 신분조회가 꼭 영입으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MLB 구단에서 신분조회를 요청한 선수가 정작 시장에서는 별다른 제안을 못 받는 경우도 있었다. 다만 SSG가 김광현 복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건 명확해졌다. 복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전작업이기 때문이다.

김광현의 신분은 다소 이중적이다. MLB에서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다.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다. 그러나 KBO리그에서는 반드시 SSG 소속이 되어야 한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에 갔기 때문이다. 돌아오면 4년을 더 뛰어야 FA 자격을 얻는다. KBO리그 유턴을 결정하는 순간, 소속팀은 결정이 되어 있다.

SSG는 지난해 박종훈 문승원 르위키라는 세 명의 선발투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쓰러지며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은 박종훈 문승원의 복귀는 빨라도 6월에나 가능하고, 정상적인 가세는 후반기, 혹은 내년이 될 수도 있다. FA가 된 김광현 영입에 미련이 있는 건 당연했다. 실제 양측은 오프시즌 중 몇 차례 만나 서로의 분위기를 탐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에 큰 진도가 나간 건 아니었다. 양측의 상황만 확인하는 선에서 끝났다. 우선 김광현이 MLB에서의 경력 연장을 원하고 있었다. 현지에서의 평가도 후했다. 못해도 2년의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금도 많다. 선수가 원하는데 구단이 억지로 설득시킬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구단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팬심’이 김광현의 도전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었다는 점도 중요했다. SSG가 섣불리 나섰다가는 오히려 역풍만 얻어맞을 수 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돌변했다. 새 노사단체협약(CBA)을 체결하지 못한 MLB 노사가 극한 대립을 이어 가고 있다. 스프링트레이닝과 시범경기는 예정대로 열리지 못했고, 이미 정규시즌 첫 두 번의 시리즈가 취소됐다. 직장폐쇄에 김광현도 MLB 계약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 상태다. 세 달 넘게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타결 기미가 안 보인다. 타결된다고 해도 시장 상황 자체가 불확실하다. 지각 개막하면 연봉도 취소된 경기 수만큼 못 받는다. 선수로서는 변수가 너무 크다.

이런 흐름을 읽은 SSG가 김광현 복귀 설득의 ‘타이밍’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꾸준히 몸을 만들고 있고, “몸 상태가 아주 좋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그러나 야외 훈련을 못했고, 실전도 못하고 있다. 개막 로테이션, 혹은 4월 정상적인 합류를 위해서는 지금 팀에 합류해야 한다. 더 늦으면 정상 합류도 늦어진다. SSG의 올 시즌 최대 과제는 문승원 박종훈이 돌아오는 시기까지 마운드가 버티는 것인데, 김광현 합류의 시너지 효과는 시즌 초반 제대로 발휘된다. SSG로서도 개막을 생각하면 이번이 마지막 타이밍이다. 

계약을 생각해도 그렇다. SSG는 이미 2023년 시행되는 샐러리캡이 턱밑까지 차 있다. 그래서 지난 오프시즌 중 각각 5년 비FA 계약을 맺은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의 연봉의 상당 부분을 샐러리캡 시행 전인 2022년으로 몰아줬다. 김광현도 비슷한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2023년 샐러리캡 초과는 어쩔 수 없어도, 드래프트 지명권 제재를 받는 2년 연속 초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올해 복귀를 시켜야 한다. SSG의 진입 타이밍이 여러모로 절묘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김광현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정도의 계약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마지막 숙제가 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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