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른 우려를 조금씩 지워가고 있는 LG 홍창기 ⓒ곽혜미 기자
▲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따른 우려를 조금씩 지워가고 있는 LG 홍창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2022년 KBO리그를 지배하는 하나의 이슈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다. 정확히 말하면 스트라이크존의 정상화다. 

스트라이크존의 정의대로, 규정대로 보겠다는 것이다. 예년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높은 쪽 코스가 조금 더 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연습경기에서 존을 확인한 선수들의 증언도 비슷하다. 

타자들도 여러 유형이 있다. 공격적으로 배트가 나가는 선수도 있고,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활용하는 선수도 있다. 홍창기(29·LG)의 스타일을 딱 하나로 정의하기는 어려우나 굳이 나누자면 후자에 가깝다. 공을 골라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야구계에서는 이런 유형의 선수들이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있어 다소 불리할 수도 있다는 원론적인 예상을 내리곤 한다.

홍창기의 강점은 출루율이다. 지난해 144경기 전 경기에 나가 0.328이라는 비교적 고타율을 올렸는데, 출루율은 이보다 1할 이상 높은 0.456에 달했다. 95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109개의 볼넷을 골라낸 덕이다. 스타일은 물론, 워낙 해냈던 기준이 높기 때문에 하락세가 더 도드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홍창기는 그런 우려에도 실마리를 찾아가는 듯 보였다. 8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연습경기에서 3안타를 때렸는데, 홍창기는 스트라이크존 확대에 대응하는 방법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타자는 스트라이크를 쳐야 한다. 볼을 쳐서 안타를 만드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코스상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확률이 스트라이크보다는 떨어진다. 홍창기는 여전히 좋은 선구로 볼을 골라내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에 대해서는 자신 있고 간결한 스윙으로 안타 3개를 만들어냈다. 

투수가 높은 쪽 존을 이용하기 전에 홍창기의 공격이 먼저 시작된 셈이다. 게다가 지난해부터는 단순히 공만 잘 보는 선수가 아닌, 타격에서도 충분히 생산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출루율이 다소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방망이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내고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이를 상쇄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LG는 홍창기의 출루로 시작된 득점 공식을 차분하게 만들어나갔다. 새로운 테이블세터 파트너가 된 박해민이 안타 2개로 뒤를 받쳤고, 3번 김현수가 타점을 쓸어 담으며 파괴력을 과시했다. 

홍창기와 김현수 사이에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가능성이 큰 박해민은 “오늘도 (홍)창기가 세 번이나 안타를 쳤다. 주자가 있는 상황애서 타석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내가 2번을 맡게 된다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해서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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