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단 내부에서 영입의 긍정적 반응이 나오는 노경은(왼쪽)과 고효준 ⓒ곽혜미 기자
▲ 구단 내부에서 영입의 긍정적 반응이 나오는 노경은(왼쪽)과 고효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올 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중 평균연령이 가장 높은 팀이다. 그렇게 젊지 않은 팀이었는데, 근래 1~2년 사이 베테랑 선수들이 추가 영입되면서 평균연령이 더 높아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두 명의 베테랑 투수들을 차례로 영입했다. 핵심 투수(문승원 박종훈)의 부상 여파를 아직 지우지 못하고 있는 SSG는 트레이드 시장을 두루 살폈으나 원했던 카드를 손에 넣지 못했다. 실질적인 보강 효과가 많지 않았던 가운데, 기존 팀들과 계약하지 못했던 우완 노경은(38)과 좌완 고효준(39)을 테스트를 걸쳐 로스터에 추가했다.

고육지책처럼 보일 수도 있다. 실제 노경은 고효준은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지난 2년간 성적이 그렇게 좋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우리 나이로 마흔이거나, 마흔을 앞둔 선수들이기도 하다. 우리 나이로 두 선수의 나이를 합치면 무려 79살이다. 투수로서는 환갑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두 선수 모두 증명하고 있다. 여전히 성실하게 운동하고 있고, 여전히 좋은 몸 상태를 과시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 심지어 1987년생의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로 탄탄한 몸을 과시했다. SSG의 제주 1군 캠프에서는 “두 베테랑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두가 놀랄 만한 컨디션을 과시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웠다고 생각할 때, 혹은 이 몸을 더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할 때 ‘은퇴’라는 단어가 가까이 온다. 하지만 두 선수는 입을 모아 “은퇴를 생각하기에는 몸이 아까웠다”고 했다. 그만큼 현재 상태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노경은 고효준은 각자의 보직에서 후배들 이상의 구위를 보여주며 캠프를 마쳤다. 개막 엔트리 진입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노경은은 6일 삼성과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가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5㎞, 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4㎞까지 나왔다. 사실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 쌀쌀한 느낌의 날씨에서 진행됐다. 노경은 또한 “날씨가 많이 추워서 나뿐만이 아니라 선수들 모두 열이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최고 구속이 140㎞대 중반까지 나왔다. 게다가 구속도 비교적 일정했다. 

하지만 결과도 좋았고, 자신의 느낌도 좋았다. 노경은은 “공 끝에 힘이 실리는지를 체크했다. 직구를 던졌을 때 힘이 있는지 없는지 느낌이 오는데, 오늘 이 부분이 잘 이루어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면서 “캠프 때부터 계획했던 것들을 지금까지 쭉 이어오고 있다”고 자신했다. 아직 개막전까지 변수가 많기는 하지만, 현시점 구위만 놓고 보면 로테이션 한 자리를 확보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친정팀격인 SSG에 돌아온 고효준도 기대주다. 캠프에서 코칭스태프들이 “페이스를 되도록 천천히 올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았다. 불펜에서 최고 140㎞ 중반대의 공을 펑펑 던졌다. 셋포지션에서의 투구 동작을 수정했고, 변화구도 가다듬었다. 원포인트부터 롱릴리프까지 쓰임새가 많은 선수다. 9일과 10일 창원에서 열리는 NC와 연습경기에 출전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택형이 마무리로 개막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원형 SSG 감독은 좌완 불펜 필승조로 아직 특정 선수를 확정하지 않았다. 몇 년간 이 몫을 했던 김태훈이 있기는 하지만, 개막 당시의 구위만 보고 결정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캠프 당시 “고효준도 후보다. 현재 구위만 놓고 보면 가장 좋을 수도 있다”고 했었다. 두 ‘올드보이’가 SSG 마운드의 구성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