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생활을 마치고 나란히 KBO리그로 복귀한 김광현(왼쪽)과 양현종 ⓒ곽혜미 기자 ⓒSSG랜더스
▲ 미국 생활을 마치고 나란히 KBO리그로 복귀한 김광현(왼쪽)과 양현종 ⓒ곽혜미 기자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1988년생 동갑내기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김광현(34·SSG)과 양현종(34·KIA)은 1년의 시차를 두고 나란히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했다.

두 선수 모두 2022년에는 KBO리그에서 뛴다. 양현종이 KIA와 4년 총액 103억 원(계약금 30억 원·연봉 총액 25억 원·인센티브 48억 원)에 계약하고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MLB 직장폐쇄의 장기화 속에서 고민하던 김광현 또한 8일 4년 총액 151억 원(연봉 131억 원·인센티브 20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BO리그 흥행에 큰 기폭제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두 선수 모두 손에 꼽힐 만한 티켓 파워를 가지고 있다. 두 선수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체적인 팀의 기대치가 높아짐에 따라 두 팀 모두 톡톡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런데 돌아오는 과정에서의 ‘예상’은 서로 달랐다. 양현종은 일찌감치 복귀가 예정되어 있었다. 지난해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양현종은 꿈의 MLB 데뷔를 이뤘다. 그러나 더 이상 뻗어나가지는 못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보상 장벽을 고려했을 때 KIA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다른 팀들도 계산이 편했다.

반대로 김광현의 복귀는 예상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좌완으로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뛸 수 있는 김광현의 MLB 보장 계약을 의심하지 않았다. 단지 직장폐쇄로 그 시점이 늦어질 뿐이었다. 그러나 김광현의 고민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한 SSG가 마지막 타이밍에 뛰어들었고, 김광현도 최고 대우를 약속한 친정팀의 손을 잡았다.

상위권 팀들도 나란히 긴장할 만한 파급력이 있다. 지난해 하위권이었던 KIA는 양현종 뿐만 아니라 나성범(6년 총액 150억 원)까지 영입하며 획기적인 전력 보강을 이뤘다. 150억 원을 받은 나성범에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지만, 정작 현장에서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오히려 확실한 10승 투수인 양현종의 가세가 KIA에 더 든든한 플러스가 될 것이라 분석하는 이들도 제법 있다.

김광현의 가세는 지난해 6위에 그쳤던 SSG를 단번에 상위권 후보로 끌어올렸다. SSG는 지난해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 팀이었다. 타선은 갖추고 있는 팀이고, 올해 전력 누수도 없다. 그런 SSG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던 건 문승원 박종훈 르위키 등 선발투수들의 연쇄 부상 이탈이었다. 올해도 문승원 박종훈의 복귀가 6월 이후로 예정되어 있어 초반 마운드의 고민이 컸다.

그런데 여기서 역시 확실한 10승 투수인 김광현이 가세함에 따라 문승원 박종훈의 본격 가세가 예상되는 후반기 시작 전까지 버틸 수 있는 확실한 동력을 만들었다. 팀이 가장 필요할 때, 가장 필요한 선수가 영입됐다고 볼 수 있다.

상위권 팀도 긴장한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8일 LG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김광현의 가세가 SSG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며,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날 것이라 예상했다. 허 감독은 “SSG도 선발이 강화되면, 타선은 항상 힘이 있는 좋은 팀이다”면서 “좋은 경쟁자가 생긴 것 같다. 올 시즌도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순위 싸움의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지난해 kt·삼성과 끝까지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다퉜던 류지현 LG 감독도 SSG의 전력 강화를 인정했다. 다만 상대의 전력 강화는 자신들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류 감독은 “상대 팀의 전력,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력 안에서 어떻게 시즌을 꾸려갈 것이냐,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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