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SSG와 4년 총액 151억 원에 계약하며 KBO리그 신기록을 쓴 김광현 ⓒSSG랜더스
▲ 8일 SSG와 4년 총액 151억 원에 계약하며 KBO리그 신기록을 쓴 김광현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광현(34·SSG)이 KBO리그 계약 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8일 친정팀 SSG로 전격 복귀를 결정하면서 4년 총액 151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40·롯데)가 세웠던 KBO리그 역대 기록(4년 150억 원)을 뛰어넘었다.

김광현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다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기까지 4년을 뛰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비FA 다년 계약이 허용됐고, 어떻게 보면 김광현도 이 제도 개선의 수혜를 봤다. SSG는 김광현이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점, 팀의 상징이라는 점, MLB에서 받을 수 있는 기회비용 등을 고려해 역대 최고액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고 김광현은 큰 망설임 없이 사인했다.

또 하나의 관심은 김광현의 4년 연봉 구조가 어떻게 설계됐느냐는 것이다. ‘151억 원’이라는 신기록을 썼기에 그렇기도 하고, 비FA 다년 계약이라 ‘계약금’이 없다는 점에서도 궁금증을 모은다.

보통 KBO리그의 FA 계약은 계약금 비중이 굉장히 높은 편에 속한다. 보통 전체 총액의 30%, 소규모 계약은 50%의 비중까지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어차피 FA 영입은 모기업 특별 예산으로 진행되는 점이 많다는 점, 그리고 선수들도 한 번에 목돈을 당기려는 측면이 있어 서로가 ‘윈윈’이었다. 그런데 비FA 계약은 계약금이 없어 보장 총액을 오로지 연봉으로 나눠야 한다.

인센티브는 보통 연간 금액이 동일하다. 발표된 인센티브 20억 원은 4년에 나눠 연간 5억 원 정도를 여러 기록에 걸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광현이 건강하게 뛴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남은 금액이 131억 원이고, 이를 단순히 4년으로 나눠도 평균 32억7500만 원이 나온다. 김광현 계약 이전까지 KBO리그 최고 연봉자였던 추신수(SSG)의 27억 원을 뛰어넘는다.

그런데 평균으로 책정된 게 아니라, 매년 연봉이 다르다. SSG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깜짝 놀랄 수준의 2022년 연봉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계약금과 2022년 연봉이 합산된 측면도 있겠으나 이유는 역시 샐러리캡 때문이다. KBO리그는 2023년부터 샐러리캡을 시행한다. 규정을 1회 초과하면 초과분의 50%를 제재금으로 내고, 2회 초과부터는 제재금은 물론 신인드래프트 지명권도 순위가 9계단이나 밀린다. 그러나 2022년은 팀 연봉이 얼마든 해당 사항이 없다.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김광현이 언젠가는 돌아올 선수로 봤던 SSG는 추신수에 많은 금액을 쓰며 계산이 복잡해졌다. 이 때문에 서둘러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과 5년 비FA 다년 계약을 진행하면서 전체 연봉의 상당 부분을 2022년에 몰아줬다. 김광현도 마찬가지 방법을 썼다. 

SSG의 샐러리캡 구조를 보면 2022년이 정점이다. 이재원의 계약이 올해를 끝으로 끝나지만 추신수가 2023년까지 뛴다고 가정하면 사실 여유가 별로 없다는 게 구단의 계산이다. 김광현 최정 박종훈 문승원 박종훈 최주환이라는 사실상의 6명의 FA 계약을 안고 있는 2024년까지도 빡빡한 건 마찬가지다. 

다만 최정의 6년 계약이 끝난 직후인 2025년부터는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 이 때문에 SSG는 김광현의 연봉 중 상당 부분을 2022년과 마지막 해인 2025년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2023년과 2024년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다.

이미 확정된 연봉이라 의미는 없지만, 이런 독특한 구조 탓에 ‘서류상’으로는 롤러코스터를 탄다. 2022년 연봉이 기형적으로 높기에 2023년 연봉은 삭감 비율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반대로 2024년 활약상과는 별개로 2025년 연봉은 또 높아진다. 샐러리캡 제재를 피해가기 위해 SSG가 온갖 머리를 짜낸 것은 분명하고, 어쨌든 김광현의 예상보다 빠른 복귀로 SSG도 향후 4~5년의 샐러리캡 계산이 좀 더 명확해진 것 또한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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