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의 에이스로 깜짝 복귀한 김광현 ⓒSSG랜더스
▲ SSG의 에이스로 깜짝 복귀한 김광현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태우 기자] 류선규 SSG 단장은 지난해 박종훈 문승원의 연쇄 부상 이탈 이후 트레이드 시장을 부지런히 누볐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선발투수를 줄 팀은 없었다. 선발투수는 모든 팀들이 아끼는 자원이었다. 결국 시즌 끝까지 있는 자원으로 버텨야 했다. 

오프시즌 트레이드를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류 단장은 “논의라도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팀들이 카드 자체를 맞춰주지 않는다는 것을 에둘러 말한 것이기도 했다. 류 단장은 “트레이드 마감시한 직전에 상황이 바뀔 수는 있는데, 정작 우리로서 선발투수가 급한 시점은 시즌 초반”이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노경은을 영입하기는 했지만, 판을 바꿀 만한 보강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암울했다. 건강하다면 능히 10승급 투수 성적을 내줄 수 있는 문승원 박종훈의 공백은 2년에 걸쳐 팀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6월에 돌아와도 투구 수와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했다. 정상적인 가세는 빨라도 후반기, 보수적으로 보면 내년에 맞았다. 그런데 캠프 때부터 희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선발 후보군들의 컨디션이 예년보다 일찍 올라왔다.

실제 노경은 오원석 최민준의 연습경기 투구 내용은 모두 괜찮았다. 여기에 또 두 명의 추가 지원병이 가세했다. 영원한 인천의 에이스 김광현(34)과 신인 윤태현(19)이 그 주인공이다. 김광현은 앞에서 끌 선수, 윤태현은 뒤에서 밀 선수로 기대를 모은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8일 SSG와 4년 총액 151억 원에 전격 계약한 김광현은 팀의 선발진 숨통을 뚫어줄 적임자로 손꼽힌다.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쉽지만, 정상적인 몸 상태라면 10승 그 이상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외국인 에이스와 맞붙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SSG가 작년에는 가지지 못했던 큰 전력이다.

김광현이 팀의 현재를 상징한다면, 윤태현은 팀의 미래를 상징한다. 올해 1차 지명을 받은 윤태현은 제주 1군 캠프 투어 프로그램에서 코칭스태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1군 정식 멤버로 남는 데 성공했다. 공에 힘이 있고, 지저분한 공 끝에 팔 각도까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6일 대구 삼성전, 9일 창원 NC전에서 모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공의 움직임 자체는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가 자자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1군에서 살아남은 건 본인의 능력이다. 그 능력을 연습경기지만 보여줬다”면서 “한 번 보고 그 구위에 반했다고 해야 하나. (캠프 투구 당시) 컨디션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었는데 볼을 때리는 힘이나 포수 미트까지 가는 과정을 보니 볼에 힘이 있더라. 조금 더 지켜보고 싶었다. 캠프 말미에 청백전하는데 심판들이 ‘그 투수 누구냐’라고 물어볼 정도였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윤태현은 시범경기까지 던지며 1군 엔트리 진입을 타진한다. 

한편 외국인 에이스로 업그레이드가 기대되는 윌머 폰트 역시 9일 인하대와 연습경기에서 최고 시속 150㎞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며 정상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브랜든 나이트 퓨처스팀 투수코치는 “작년 이 시기쯤 던졌던 게임이랑 비교했을 때 올해 볼 구위나 몸 컨디션이 훨씬 좋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암울했던 SSG 마운드에 행복회로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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