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니싱' 드니 데르쿠르 감독 "韓영화 연출 직접 해보니…전세계서 인기 있을 수밖에"[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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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영화 '페이지 터너' 등을 연출한 프랑스 감독 드니 데르쿠르가 글로벌 프로젝트인 '배니싱: 미제사건'을 통해 한국에서 작업한 소감을 밝혔다.
'배니싱: 미제사건'의 개봉을 앞둔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최근 한국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를 갖고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니싱: 미제사건'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신원 미상의 변사체가 발견되고, 사건을 담당하게 된 형사 '진호'(유연석)와 국제 법의학자 '알리스'(올가 쿠릴렌코)의 공조 수사로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범죄 스릴러다.
이날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한국에서 개봉을 앞둔 것에 대해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제 영화가 개봉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행복해하고 있다. 제가 알기로 한국 분들은 영화를 너무 사랑하고 시네마 자체가 한국 문화의 일부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한국의 영화, 음악, 모든 요소들이 퍼지고 있다. 제가 살고 있는 여기서 저희 가족, 아이들도 한국 것을 많이 즐기고 있다. 바로 그렇기에 한국에서 찍은 영화를 개봉할 수 있다는 것이 뜻깊고 커다란 영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 감독 계기에 대해 "영화를 감독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부터 배경은 한국으로 하기로 결정된 상태였다. 프로젝트 자체가 한국 촬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저에게 중요한 건 한국의 마인드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캐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의 경찰이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를 생각해야 해서 영화도 많이 봤고 학생들과도 많이 토론했다. 제가 음악을 가르치고 있어서 한국 학생들이 많다.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 건 어떤건지 부단히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작업하며 클리셰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신경썼다. '한국 영화다'하면 꼭 나오는 클리셰를 외국인 감독 시각으로 접근해서 그런 걸 다시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 점이 가장 중요했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무엇보다도 함께했던 제작팀, 배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항상 그들에게 '클리셰냐. 뻔하게 전개되는 거냐'고 물어봤고 그들의 대답이 제가 접근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배니싱: 미제사건'에서는 미제사건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에서 알리스와 진호의 미묘한 러브라인이 담겼다. 이 점에 대해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저는 감정선이 엿보이기만을 원했다. 완전히 대놓고 사랑보다는 약간만 보이길 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알기로 한국 관객들은 똑똑하기 때문에 조금만 보여주고 감정선을 조금만 비춰줘도, 장르상 큰 러브스토리를 줄기로 끌고 가도 알아챌 수 있다. 러브스토리는 스릴러와 함께 가는게 불가능했다. 피를 철철 흘리는 스토리에서 둘의 감정 관계를 보여주는게 쉽지 않았다. 그런 것을 만들고 찍기도 쉽지 않았지만, 두 배우가 잘해줬다. (러브라인을)맛보기만 보여주고 가는것도 아주 잘 소화해줬다"고 흡족해 했다.
특히 그는 작품이 전반적으로 간결한 스토리로 매듭지어진 것에 대해서도 "저의 연출 스타일이다. 확실히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속한 스릴러 학파는 미니멀리스트적이다. 저는 미니멀리스트로서 스릴러를 접근한다. 그렇게 만들려면 사전에 많은 걸 상상해야하고 준비 작업도 꽤 많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투 머치(Too much)하지 않게 접근하는 것이다. 스릴러 자체의 스토리가 집중적으로 관객의 머리 속으로 들어가서 가득차게 만들어야 한다. 너무 많은걸 벌려놓고 접근하면 전개가 힘들어지는 거 같다. 저는 영화 자체를 관객들과 공동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스릴러 전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너무 복잡하거나 과하게 만들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대본을)많이 쓰고, 신 같은 것도 많이 찍는다. 감독 일을 많이 해두는 것이다. 그 많은 것들을 편집실에 가지고 가서 미니멀로 잘라두는게 저의 접근이다. 그렇게 해야 관객에게 다가가는 효과가 더 강력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글로벌 프로젝트를 연출하며 중점을 부분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한꺼번에 여러 문화적 요소를 믹스하면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게 서로 다름 자체를 인지하고 많은 것을 공유했다. 다른 목소리를 경청했다. 저도 프랑스인이지만 독일에 살고 있고, 올가라는 배우도 출신국과 작업한 나라가 달라서 다름에 대한 인식이 있어 도움이 된 것 같다. 제작자들 역시 다른 나라에서 영화 작업을 많이 했던 분들이라 어려움 자체를 의식하고 접근했기에 도움이 됐고 작업을 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정말 글로벌하게 해줄 수 있었던 요소는 인간의 감정에 포커스를 뒀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 다른 사람이지만 인간의 감정이란 건 보편적인 것이고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한 것이기에 그걸 서로 나누면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레퍼런스로 참고한 한국 영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시겠지만 전세계적으로 한국 영화를 많이 보게 됐고 저도 한국 영화를 많이 보게 됐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는 제가 인상깊게 본 영화다. 한국의 '버닝'이라든지 스릴러를 많이 봤다. 아주 좋은 영화라 생각하는데 보고나서 잊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한다. 그렇지만 영화의 정신은 기억하려 한다. 한국의 영화 제작자들이 경찰이나 수사 과정들을 어떻게 그려내는지 캐치해서 참고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느낀 한국은 영화를 찍기 어려웠다. 영화에는 악당들이 많이 나오지 않나. 제가 본 한국 사람들은 친절하고 남에 대한 배려심도 많았다. 좋은 한국을 경험하면서 악당 영화를 찍기 쉽지 않았다"고 웃으며 "무엇보다 중점을 두는 것은 외국인의 눈으로 어필할 수 있는 것과 한국인의 눈으로 클리셰처럼 뻔하지 않은 풍광을 담으려한 것이었다. 그렇게 쉽지 않았다. 어쨌든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보이면서 동시에 너무 뻔하지 않고 클리셰는 아닌가 라는 질문을 하면서 풍광을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제작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솔직히 모든것들이 흥미로웠고 인상 깊었는데 영화라는 것을 잘 아는 프로들이 많았다는 인상이다. 무엇보다 큰 것은 모든 사람들이 철저히 준비된 채 세트에 온다는 것이다. 솔직히 슈팅 전 많은 사전작업이 있는데 그런 걸 꼼꼼히 다 준비한 상태에서 온다는 것 자체에 정말로 큰 인상을 받았다"고 감탄했다.
이어 "제가 영화 찍으며 전화로 친구들에게 '한국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성공하는건 미스테리가 아니다. 이렇게 열심히 만드는 작품인데 어떻게 인기가 없을 수 있느냐'고 말했을 정도다"라고 웃음 지었다.
끝으로 드니 데르쿠르 감독은 "무엇보다도 영화를 정말 사랑하고, 영화를 잘 알고, 많은 좋은 영화를 만들고 있는 한국에서 제 영화가 개봉할 수 있다는 건 감독으로서 꿈이 이뤄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배니싱: 미제사건'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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