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직구로 5K 무실점…“완전 유희관 판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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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완전 유희관 판박이네.”
제1회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이 열린 28일 목동구장. 이날 마지막 경기로 펼쳐진 덕수고와 장안고의 맞대결을 지켜보던 몇몇 프로 스카우트는 무심코 이런 말을 내뱉었다. 덕수고 3학년 좌완투수 임정훈의 투구를 관찰하면서였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온 임정훈은 안정적인 제구와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장안고 타선을 제압했다. 4⅓이닝 동안 68구를 던지며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하고 5-0 승리를 이끌었다.
기록도 인상적이었지만, 현장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대목은 따로 있었다. 바로 임정훈의 구속이었다.
임정훈의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29㎞. 전력을 다해 던진 공은 계속해 120㎞대 후반으로 머물렀다. 변화구로 던진 커브와 슬라이더 역시 그 밑을 맴돌았다.
그러나 이날의 기록이 말해주듯 구속이 임정훈의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았다. 스피드건의 숫자는 높지 않았지만, 정확한 제구와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로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경기 후 만난 임정훈은 “사실 오늘 등판에는 40~50점 정도만 주고 싶다. 경기 중반 볼이 너무 많이 늘어나면서 볼넷을 4개나 내줬다”고 아쉬움을 먼저 표했다. 이어 “4회말부터 제구가 흔들렸다. 다음에는 이러한 점을 보완해 더 공격적으로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임정훈은 지난해 덕수고의 고공행진을 이끈 좌완 에이스였다. 특히 마지막 전국대회로 열린 11월 봉황대기에서 연일 호투했고, 유신고와 결승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5⅓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역투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덕수고는 최고시속 157㎞를 뿌리는 우완투수 심준석이 에이스로 꼽힌다. 그러나 심준석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임정훈이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된다.
임정훈은 “올 시즌에는 우승 트로피를 2개 가져오고 싶다. 투타 전력이 모두 탄탄해서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웃고는 “개인적으로는 0점대 평균자책점이 목표다. 또, 전국대회 MVP도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5살 때 동네야구로 처음 글러브를 쥔 뒤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정식으로 야구를 시작한 임정훈은 그리 빠른 공은 지니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직구 최고구속은 135㎞ 안팎. 그러나 안정적인 제구로 타자들을 솎아내는 장면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두산 베어스에서 뛰며 101승을 달성한 ‘느림의 미학’ 유희관을 떠올리게 한다.
임정훈은 “나 역시 유희관 선배님을 보며 많은 점을 배웠다. 느린 공으로 100승 투수가 됐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대단하게 생각하지만, 이와 못지않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 역시 본받을 점이라고 느낀다. 앞으로 유희관 선배님의 장점을 많이 배우면서 훌륭한 투수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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