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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스포츠뒤집기]1984년 박찬숙~2000년 정은순~2020년에는? 박지수

작성일: 2016.04.19 16:06 신명철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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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수 ⓒ WKBL
[스포티비뉴스=신명철 편집국장] 대한농구협회가 18일 발표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농구 세계 예선 출전 대표팀에는 유일한 여고생이 들어 있다. 임영희와 박혜진(이상 우리은행), 이경은(KDB생명), 강아정(KB 스타즈) 등 여자 프로 농구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11명에 분당경영고 박지수가 12명 엔트리 가운데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제는 종목별로 고교생 선수들이 국가 대표팀 또는 국가 대표로 뽑히는 사례가 꽤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자 농구에서는 이런 일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박지수가 농구 팬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한 건 2013년 가을쯤이다. 그때 박지수는 15살로 성남 청솔중 3학년이었다. 농구인들은 숭의여중 3학년 때 박찬숙처럼 한국 여자 농구 센터 계보를 이을 재목이 나타났다고 반겼다. 농구인들의 기대대로 쑥쑥 성장한다면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대표팀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내다봤다. 그때쯤이면 192cm인 키는 더 자랄 것이고 기량 또한 만개할 것으로 예상됐다. 도쿄로 가는 여정의 중간쯤 되는 2016년 현재 박지수는 18살이 되면서 195cm로 키가 컸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고 있다.

박지수는 2013년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대표팀에 어떤 형태로든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박지수가 최종 엔트리에 들지 않아도 견학을 위해 대회가 열리는 태국으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체력 문제 등 몇 가지 이유로 마지막 순간에 생각을 바꿨다.

한국은 그해 11일 3일 방콕에서 열린 FIBA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일본과 결승에서 43-65로 완패했다. 20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한 일본 센터 도카시키 라무(192cm)에게 진 경기였다. 한국은 2009년 대회 이후 3회 연속 준우승했다. 최근 4개 대회에서는 중국이 2009년과 2011년 대회, 일본은 2013년과 2015년 대회에서 각각 우승했다. 한국은 아시아 3위권으로 밀려났다.

한국은 2015년 대회 레벨 1 그룹에서 일본에 53-59로 졌다. 이 경기에서도 도카시키 라무에게 12점을 내줬다. 우승한 일본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직행했고 2위 중국과 3위 한국은 세계 예선 출전권을 얻었다.

우리나라 스포츠 팬들이 일본과 경기에서 꼭 이길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단체 구기 종목이 몇몇 있다. 이제는 아니지만, 1980년대까지 축구가 그랬다. 핸드볼은 언제 싸워도 한국이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그렇다. 여자 농구도 그런 종목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바뀌었다. 일본 여자 농구의 10년을 책임질 선수가 나타났다. 앞에 나온 도카시키 라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높이뛰기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도카시키는 중학교 때 농구로 종목을 바꿨다. 실력이 급성장했다. 오카가쿠엔고교(나고야) 1학년 때 팀을 전국대회 3관왕으로 이끌 정도였다.

2008년 최연소(17살)로 국가 대표로 발탁된 도카시키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스페인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세계 예선에 동행했다. 세계 무대 분위기를 체험한 도카시키는 그해 18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도카시키는 올해 25살이다. 앞으로도 몇 년은 한국을 괴롭힐 게 분명하다.

도카시키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은 하루빨리 박신자(1967년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센터, 당시 26살)~박찬숙(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준우승 센터, 당시 25살)~정은순(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센터, 당시 29살)의 뒤를 이을 센터를 키워야 한다. 유력한 후보가 있다. 박지수다. 일본과 중국을 제쳐야 세계 무대로 나아갈 수 있다.

6월 13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낭트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농구 세계 예선은 박지수에게 매우 힘든 경험일 것이다. 벨라루스, 나이지리아와 겨룰 조별 리그 C조 경기부터 8강전을 거쳐, 어쩌면 5위 결정전까지. 박지수는 그러나 급할 게 없다. 차근차근 성장해 선배 센터들처럼 20대 중반쯤에 최고의 기량을 펼친다는 전제 아래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겨냥하면 한국 여자 농구 제 3의 전성기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센터는 감독을 즐겁게 하고 가드는 팬들을 즐겁게 한다’는 말이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나설 여자 농구 대표팀 감독은 박지수가 있어서 크게 웃을 수 있을까.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 조승연 감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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