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왼쪽)과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 ⓒ곽혜미 기자
▲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왼쪽)과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는 대한항공이 가져갔으니까….”

벼랑 끝에서 살아난 도전자는 자신감으로 넘쳤다. 결전을 앞둔 사령탑은 힘 있는 목소리로 결의를 대신했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9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느낌이 너무 좋다”며 웃었다. 이어 “오늘 스타팅 멤버는 그대로 나간다. 3차전이 대한항공 홈경기라고 해도 상대가 부담스럽다고 생각한다.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는 대한항공이 가져갔으니까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는 우리가 가져가겠다”고 덧붙였다.

1차전에서 1-3으로 패하며 위기로 몰린 KB손해보험은 2차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 19-24에서 연속해 6점을 퍼부으며 3세트를 가져갔고, 이어 4세트까지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 감독은 “2차전 3세트를 보면서 ‘내가 상대팀 감독이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라고 생각해봤다. 잠을 못 잤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키는 역시 KB손해보험 외국인선수 케이타가 쥐고 있다. 후 감독은 “케이타에게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 케이타를 믿고 있다”면서 “케이타는 1세트까지 좋지 않았지만, 2세트부터 살아났다. 오늘 경기도 케이타가 본인 몫을 다 해주리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뒤이어 만난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2차전 패배 여파가 남아있는 눈치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그날은 내 인생에서 좋은 밤은 아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톱이 되려면 여러 가지 장애물을 이겨내야 한다. 어차피 시즌이 끝나면 잠잘 시간은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은 내가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선수들이 해야 한다고 본다.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는 만큼 선수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여기까지 온 이상 이번 시즌에서 가장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 어차피 개막 전부터 목표는 우승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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