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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모르겠더라" 당황한 배터리코치, 그런데 구세주가 나타났다

작성일: 2022.05.18 17:37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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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김민혁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민혁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내 머릿속에 (김)재환이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뒤에 보니까 (김)민혁이가 포수 장비를 입었는데 모습이 괜찮은 거예요."

김진수 두산 베어스 배터리코치는 17일 잠실 SSG 랜더스전을 치르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5회초 포수 박세혁을 박유연으로 교체하며 포수 엔트리에 든 2명을 모두 활용했는데, 박유연이 6회말 타석에 섰다가 상대 선발투수 이반 노바가 던진 공에 손등을 맞았다. 교체가 불가피했고, 빠르게 대체 선수를 찾아야 했다. 

가장 먼저 김 코치의 머릿속에 떠오른 선수는 김재환이었다. 김재환은 두산에 포수로 입단했던 선수. 1군 엔트리에 든 야수 가운데 그래도 1군 포수 경험이 있는 유일한 선수였다. 

하지만 이날 김재환이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게 변수였다. 7회초 수비부터 포수로 김재환이 들어가면, 두산은 남은 경기 이닝 동안 한 타순을 투수로 채워야 했다. 

이때 포수 장비를 입고 나타난 선수가 김민혁이었다. 김민혁은 광주대성초, 광주동성중 시절 포수로 뛴 경험이 있었다. 고등학교 이후로는 포수 장비를 찬 적이 없었지만, 팀이 위기인 만큼 나서야 했다. 

김 코치는 "(박)유연이가 데드볼 맞고 당황했다.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뒤에 포수가 있었으면 됐는데 없으니까. 내 머릿속에는 재환이 밖에 없었다. 뒤에 보니까 민혁이가 포수 장비를 입었는데 모습이 괜찮고 또 앉아서 볼을 받는데 괜찮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민혁은 포수 장비를 차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묻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었다"고 답하며 웃었다. 이어 "처음이라 어색했다.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다. 짧은 이닝을 맡은 것도 아니고 거의 절반 가까이 앉아 있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그래도 야구 하면서 두 번 다시는 못할 경험이라 뜻깊었다"고 했다. 

두산 투수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7회부터 김명신(1이닝 1실점)-권휘(1이닝)-정철원(2이닝)-홍건희(2이닝)가 차례로 김민혁과 호흡을 맞추며 7회초까지 5-9로 끌려가던 경기를 연장 12회 9-9 무승부로 버티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민혁이가 잘 잡더라. 투수들이 낮게 던지는 게 안 되니까. 바로바로 정면 승부를 하는 건 좋았다"고 답하며 웃었다. 

김민혁과 삼진 5개를 잡은 정철원은 "민혁이 형이랑 처음 맞춰봤다.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겠다고 했더니 형이 잘 잡아줬다. (박)세혁 선배랑 할 때보다는 내가 신경을 써야 할 게 많아서 어려운 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도 자신 있게 했고 형이 잘 받아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민혁의 포수 수비 이닝이 길어질수록 김 코치의 속은 타들어 갔다. 김 코치는 "7회부터 계속 긴장했다. 말은 민혁이 한테 '즐겨라'라고 했지만, 끝나고 나서 너무 배가 고프더라. 민혁이도 끝나고 '코치님 힘이 없습니다'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위기에 구세주처럼 나타나 팀을 위해 희생한 김민혁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코치는 "정말 잘했다. 야수가 자기 포지션이 아니면 무조건 어색하다. 자기 옷을 안 입는 거니까. 집중하고 즐겨서 네가 하고 싶은 것들 아무거나 해보고 오라고 했다. 민혁이가 박수도 쳐주면서 나무랄 데 없이 하더라. 자기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투수들한테는 민혁이가 리드를 잘하지는 못하니까 너희가 리드해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호흡이 정말 잘 맞았던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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