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하성(27‧샌디에이고)은 16일(한국시간)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2루타 두 방을 날리는 등 맹활약하며 팀 승리의 결정적인 원동력을 제공했다. 클러치 상황에서 장타를 터뜨리며 이날 샌디에이고의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다.
팀도 이겼고, 스스로도 잘했고, 또 하나의 의미도 있는 하루였다. 시즌 초반 CJ 에이브람스와 유격수 포지션을 나눠 쓰느라 출전 기회가 꾸준하지 않았던 김하성은 최근 에이브람스를 밀어내고 팀의 주전으로 자리하더니 이날 시즌 규정타석에 진입했다. 지금까지는 비공인 기록이었지만, 이날 부로 김하성의 모든 기록은 메이저리그(MLB) 공식 순위표에서 인정받는 숫자가 됐다.
김하성은 16일까지 타율은 0.223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202)보다 크게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 그러나 꾸준히 볼넷을 골라낸 덕에 출루율은 지난해 0.270에서 0.330으로 올랐고, 장타율도 0.352에서 0.436으로 크게 뛰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766이다.
올해는 리그 전체에 투고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상황이라 작년의 OPS 0.766과는 가치 자체가 다르다. 김하성이 얼마나 선전하고 있는지는 조정득점생산력(wRC+)을 보면 알 수 있다. 리그 유격수 중에서도 상위권이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리그 최고의 공격 생산력을 자랑하는 유격수는 J.P 크로포드(시애틀)로 wRC+ 175를 기록 중이다. 리그 평균보다 75% 정도 더 좋은 공격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읽으면 이해가 쉽다.
그 뒤를 팀 앤더슨(시카고 화이트삭스‧160), 제레미 페냐(휴스턴‧153), 잔더 보가츠(보스턴‧150), 완더 프랑코(탬파베이‧127)가 따르고 있다. 김하성이 6위다.
그런데 김하성에 앞선 5명의 선수는 모두 아메리칸리그 소속이다. 내셔널리그에서는 김하성이 1위다. 김하성의 뒤를 윌리 아다메스(밀워키‧117)가 따르고 있는데 차이가 조금 난다.
리그를 대표하는 고액 연봉 유격수보다도 오히려 낫다. 올해 텍사스와 10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에 계약한 코리 시거의 wRC+는 113이다. 역시 뉴욕 메츠와 10년 총액 3억4100만 달러라는 초대형계약을 터뜨린 프란시스코 린도어는 111이다. 올 시즌 뒤 FA 대박이 예상되는 트레이 터너(LA 다저스)도 111로 김하성에 못 미친다.
김하성의 지난해 wRC+는 70으로 리그 평균보다 훨씬 못한 공격 생산력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출루와 장타 모두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완벽한 적응을 알리고 있다. 물론 시즌은 길고, 이 순위가 이대로 이어질 것이라 보장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김하성의 상승세를 느낄 수 있는 지표로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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