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격 슬럼프에서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DJ 피터스 ⓒ곽혜미 기자
▲ 타격 슬럼프에서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DJ 피터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27)는 영입 당시부터 강점과 약점이 뚜렷한 선수로 뽑혔다. 엄청난 운동 능력이라는 장점을 고려했을 때, 약점이 크지 않다면 애당초 한국에 올 이유가 없는 선수였다.

멀리 치고, 잘 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였다. 선천적인 능력이 타고 난 셈이다. 이는 롯데의 향후 선수단 구상과 딱 맞아 떨어지기도 했다. 반대로 선구안은 문제가 있었고, 삼진이 많은 유형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장점이 단점을 크게 가린다면 대박이고, 장점이 잘 발현되지 못하면 답답하기 딱 좋은 유형의 선수라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하고 있었다.

실제 현시점까지 피터스의 시즌은 그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다. 시즌 52경기에서 11개의 대포를 터뜨린 힘은 예상대로 확실하다. 수비도 나름 잘한다. 도루도 5개를 했고 주루플레이도 수준급이다. 운동능력은 타고 났다. 클러치 상황에서의 장타로 눈도장을 받기도 했다. 반대로 타율(.224)과 출루율(.291)은 낮고, 14개의 볼넷을 얻은 동안 49개의 삼진을 당했다. 환호하다가도 한숨을 짓게 하는 유형이다.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있었으니 바로 홈‧원정에서의 성적 차이였다. 5월 28일까지 피터스의 홈 OPS(출루율+장타율)는 0.383에 불과했다. 타율이 아니라 OPS가 그랬다. 이는 규정타석을 채운 53명의 선수 중 최하위였다. 당시 시점에서 홈 OPS가 0.500이 안 되는 선수는 피터스를 포함해 4명에 불과했다. 반면 원정 OPS는 0.973으로 리그 8위로 아주 높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해프닝일 것이라 넘겼다. 타격 사이클이 떨어질 때쯤 홈에 가고, 올라갈 때쯤 원정에 가는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랬던 피터스가 홈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5월 31일부터 2일까지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에서 안타 5개를 쳤다. 5개 중 홈런이 2개, 2루타가 하나였다. 삼진 2개를 당했지만 4사구를 3개 골랐다. 역시 홈에 저주가 걸린 게 아니라 피터스의 타격감이 문제였다는 의견이다.

안치용 스포티비(SPOTV)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는 피터스가 서서히 감을 잡아가고 있다면서 향후 폭발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추후 교체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안 위원은 피터스의 활약을 확신하는 근거로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아지고 있음을 짚으면서 조금 더 지켜보며 기대할 선수로 손꼽았다. 

안 위원은 5월 31일 임준형을 상대로 친 대형 홈런을 예로 들며 “피터스가 조금씩 자신의 변화구 존을 잡아가고 있다. 그것이 리그와 환경에 적응을 하고 있다는 가장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날 임준형의 커브를 완벽한 타이밍이 잡아당기며 큼지막한 총알 홈런을 만들었다. 

실제 피터스는 올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등 비교적 빠른 축에 속하는 구종들은 비교적 대처를 잘했다. 하지만 근래까지도 커브‧체인지업‧스플리터 등 떨어지는 공에는 약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피터스가 이런 변화구에 홈런을 하나둘씩 만들어내고 있다는 건 긍정적인 대목으로 볼 수 있다.

한 해설위원 또한 “피터스가 스타일을 극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지금까지 나왔던 장점과 단점은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다. 갑자기 교타자가 될 수는 없는 유형”이라면서도 “최근 결정적인 상황에서 장타가 나오고 있다. 삼진은 어쩔 수 없더라도 출루율을 조금 더 높일 수 있다면 퇴출은 피할 수 있다.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늘리는 게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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