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우 ⓒ곽혜미 기자
▲ 최형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야구장 나오는 게 설레요. 오랜만에 느껴봐요."

올해 나이 39살인 베테랑 외야수 최형우(KIA 타이거즈)는 지난달부터 야구장을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20년 가까이 매일 반복된 야구장으로 출근하는 길이 더는 설레지 않을 법한데도 최근 다시 옛 감정이 되살아나고 있다. 거의 팀이 매일 이기니 당연히 피어나는 감정이다. 

KIA는 지난 5월부터 치른 28경기에서 20승8패 승률 0.714를 기록했다. 이 기간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좋은 승률을 기록했다. 덕분에 4월까지 7위로 떨어져 있던 시즌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한 달 전만 해도 5강 진입을 고민했던 KIA는 이제 선두권 다툼을 눈앞에 두고 있다. 

타격이 살아난 게 컸다. KIA는 지난달부터 팀 타율 0.283(968타수 274안타), OPS 0.814, 34홈런, 162타점으로 모든 타격 지표에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황대인, 박동원 등 한 방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동시에 폭발한 게 컸다. 

최형우는 "나와 팀이 동시에 못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들다. 그런데 애들이 정말 잘하고 있다. 매일 주공이 바뀌면서 타격에 불이 붙으니까 '오늘은 누가 해줄까' 기대하게 된다. 덕분에 나도 스트레스를 덜 받았고, (나)성범이가 오면서 전보다 마음(책임감)이 괜찮아졌다"고 이야기했다. 

후배들의 활약을 위안 삼았던 최형우도 최근에는 같이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4월까지는 홈런 없이 타율 0.243, 8타점에 그쳤지만, 5월 이후로는 홈런 4개를 몰아치며 14타점을 올렸다. 5월 이후 타율은 0.236로 컨디션이 다 올라왔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10경기 타율은 0.294로 나쁘지 않다. 

최형우는 "4월과 달라지긴 했다. 4월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심각했다. 지금은 타이밍을 맞출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4월과 비교했을 때 스윙에 자신감이 달라진 게 보이니까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아웃이 되더라도 내가 원하는 스윙을 하고 아웃이 되고 있다"고 긍정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KIA는 최형우가 처음 100억원을 받고 FA 이적했던 2017년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로는 우승권을 다투지 못했다. 꾸준히 미래가 밝은 젊은 유망주들을 많이 확보했다는 평가 속에도 5강 언저리 또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렇게 5년 정도를 버틴 끝에 유망주들이 어느 정도 자기 몫을 해주기 시작했고, 올해는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최형우는 "2017년과 분위기가 비슷하긴 한데 그때는 나이가 다들 있었다면 지금은 어리다. 지금이 분위기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우리 팀은 자유분방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안 좋을 수가 없다"며 5월 상승세가 앞으로도 쭉 이어지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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