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원관중이 들어찬 SSG 1루 관중석 전경 ⓒSSG랜더스
▲ 만원관중이 들어찬 SSG 1루 관중석 전경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구단들은 근래 들어 모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자생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모기업에 더 많은 지원금을 부탁해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구단들은 관중 입장이 100% 허용된 올해 더 의욕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10개 구단의 마케팅 업력은 21세기가 열린 직후와 비교하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장이 속속 신축되면서 이런 움직임은 탄력이 붙었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건 승리와 스타가 팬들을 관중석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올해 10개 구단 관중 수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3일까지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한 구단은 리그 선두 SSG다. SSG는 올해 홈 27경기에서 총 35만8391명의 관중을 유치했다. 경기당 평균 1만3273명 수준이다. 72경기로 환산하면 약 95만5000여명 수준이다. 이는 프로야구 호황기 당시의 평균 관중 수에 근접하는 수치로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물론 시즌 초반 흥행이 되는 주말 경기들이 있었고, 원정 팬들이 수치에 적잖은 도움이 된 건 사실이다. 그래도 이제 인천에서 1루 측 관중들이 3루 측보다 적은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SSG의 팬덤이 나름대로 확고하게 구축되고 있다는 것은 업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게다가 객단가도 크게 높아졌다. 프로야구 중흥기로 평가되는 베이징올림픽 전후로 구단들의 관중 수는 크게 늘어났지만 당시에는 공짜표 등도 적지 않게 있었던 게 사실이다. 객단가를 낮추는 주범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공짜표나 할인 티켓이 거의 없다는 게 SSG의 설명이다. SSG 마케팅팀 관계자는 “객단가는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성적이다. SSG의 관중 수를 보면 역시 ‘왕조 시절’이었던 2007년부터 2010년이 정점이었다. 당시 ‘스포테인먼트’를 기치로 한 마케팅 활동이 활발했고 또 업계 전체의 주목을 받은 건 사실이었지만 결국 성적이 없으면 빛을 발할 수 없었다. 반대로 성적이 저조했던 최근 2년간 관중 동원에서 그렇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성적이 치고 나가기 시작했고, 현재도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기는 경기’를 마다할 팬들은 없다. 이렇게 찾은 관중들의 재구매를 유도하는 SSG그룹 특유의 아기자기한 마케팅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스타 선수들이 가세 또한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추신수의 영입에 이어, 올해는 팀 내에서 가장 티켓 파워가 셌던 김광현까지 복귀시키며 일약 레전드 스타 군단을 구축했다. 김광현 선발 등판 경기는 그가 나서지 않는 날과 예매율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는 게 구단 내 오랜 정설이다.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경기 시작에 앞서 ‘프리 사인’의 기치를 내걸고 팬들과 만난다. 팬들은 조금만 더 부지런히 움직이면 해당일에 나서는 선수들과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팀 내 최고 스타라고 할 만한 추신수부터 적극적으로 사인에 나서고 있고, 이제는 선수단 문화로 자리하고 있다. 이런 문화는 팬들의 자부심과 충성심으로 이어지는 데 결정적인 몫을 하고 있다. 마케팅 기법이 나날이 발전하는 시대지만, 역시 최고의 마케팅은 성적과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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