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치국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박치국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11개월이란 시간이 나를 바뀌게 했던 것 같아요. 공을 엄청 많이 던지고 싶었어요."

11개월 만에 마운드를 밟은 박치국(24, 두산 베어스)은 연신 "행복하다"고 했다. 지난해 7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막연히 목표로 삼았던 순간과 마주하니 그저 행복할 수밖에 없었다.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5년 동안 235경기, 244⅔이닝을 던지면서 그저 힘들기만 했던 야구가 이제는 소중하고 간절해졌다. 

박치국은 3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11개월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11개월 동안 재활을 해본 적도 없었는데, 야구를 더 진심을 다해서 할 수 있게 생각이 바뀐 것 같다. (부상 전에는) 매일 던지면 힘들고 그랬는데, 이제는 행복하다. 재활만 맨날 했으니까 공을 엄청 많이 던지고 싶었다. 야구가 소중해졌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박치국은 3일 이천LG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구원 등판해 첫 실전 점검에 나섰다. 1이닝 동안 공 10개로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7㎞, 평균 146㎞로 1군에서 활약할 때만큼 회복했고,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점검했다. 지난달 31일 마지막 라이브 피칭에서 기록한 최고 구속 145㎞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내며 미래를 밝혔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첫 실전이었다. 박치국은 "오늘(3일) 좋았다. 생각지도 못하게 구속도 잘 나왔고, 재활은 성공적으로 잘된 것 같다. 아직 경기가 남았고,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지만, 오늘 경기는 만족스러웠다. 야구장에 나가서 경기를 하니까 행복했고, 야구가 더 재미있게 느껴지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천베어스파크에 있는 2군 관계자들은 너도나도 "박치국의 성공적인 재활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박치국은 신인 시절부터 열심히 훈련하는 것은 물론이고, 야구에 욕심이 많은 선수로 정평이 나 있었다. 같은 사이드암인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두산 2군 감독과 1군 수석코치로 지낼 때 가장 열심히 질문하는 선수로 박치국을 꼽았을 정도다. 

올해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입단한 2022년 1차지명 좌완 이병헌(19)을 살뜰히 챙겨 두산 2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 관계자는 "(박)치국이랑 (이)병헌이가 베어스파크에서 2월쯤 만난 것 같은데, 치국이가 병헌이를 거의 훈련 시켰다. 치국이가 열심히 하는 선수니까, 병헌이가 파트너를 잘 만나서 회복도 빨라진 것 같다. 병헌이한테 자기 훈련하는 것들 그대로 다 알려주더라. 아침에 일어나서 훈련 끝날 때까지 둘이 붙어서 같이 생활하니까. 병헌이로선 프로 생활을 빨리 배운 아주 좋은 케이스 아닌가 생각한다. 처음에는 병헌이가 치국이 훈련을 못 따라가더니 이제는 비슷한 수준으로 훈련을 한다"며 이제는 후배들을 챙길 정도로 한 단계 성장한 박치국을 칭찬했다. 

▲ 두산 베어스 박치국 ⓒ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박치국 ⓒ 곽혜미 기자

박치국은 "병헌이는 내가 항상 데리고 다녔다. 지금은 내가 경기조로 빠져서 많이 못 챙겨주긴 하지만, 재활을 하면서 병헌이를 비롯한 후배들을 많이 챙긴 것 같다. 병헌이가 같은 수술을 했는데, 나는 고등학교 때에 이어 2번째 수술이고 병헌이는 처음이니까. 내가 경험이 있으니 도움을 많이 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활하면서 공을 던지면 어디가 아픈지 이런 것들을 알려줬다. 병헌이가 잘 모르니까 재활하면서도 아플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이야기해주려 했고, 팔꿈치 보강 운동 위주로 같이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본인은 물론 후배의 재활까지 도우며 열심히 땀 흘린 박치국은 이제 1군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6월 중순쯤을 목표로 잡았는데, 1군 불펜 사정이 좋지 않은 만큼 지금처럼 실전 페이스가 좋으면 1군 합류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박치국은 "1군에 가서 잘 던져야 한다. 요즘 다시 야구를 챙겨보면서 타자들을 공부하고 있긴 한데 힘들어 보이긴 하더라. 팔 수술을 하고 복귀하는 거라 100%를 다 못 보여드릴 수도 있지만, 팀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팬들께서도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고, 돌아가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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