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야수진의 새로운 피로 각광받고 있는 이재원(왼쪽)과 문성주 ⓒ곽혜미 기자
▲ LG 야수진의 새로운 피로 각광받고 있는 이재원(왼쪽)과 문성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윤중현 선수의 구종 선택을 봤을 때 이재원보다는 문성주 확률이 더 좋겠다는 판단을 했어요”

류지현 LG 감독은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6회 1사 1,2루 이재원 타석 때 대타 문성주를 투입했다. 문성주는 벤치에 기대에 부응하며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1점 리드가 2점 리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계속 경기에 남은 문성주는 이후 두 번의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리며 이날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류 감독은 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문성주의 선발 출전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상대 선발인 임기영과 상대 전적 및 좋은 기억을 고려해 이재원을 그대로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수도 있다. 한 자리를 놓고 두 선수의 경쟁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주전 경쟁은 ‘베테랑 vs 신예’의 구도로 가는 경우가 많다. LG도 마찬가지다. 3루에는 베테랑 김민성과 신예라고 할 수 있는 문보경이 경쟁한다. 2루는 서건창과 송찬의의 경쟁이라는 점에서 역시 그림이 흡사하다. 그런데 이 자리는 다르다. 이재원은 1999년생, 문성주는 1997년생이다. 두 선수 모두 2018년 드래프트 지명자다.

가진 장점과 매력은 확연하게 다르다. 이재원은 리그에서 공을 가장 빠르게, 또 멀리 보낼 수 있는 선수 중 하나다. 올해 105타석에서 홈런 7개를 쳤다. 큰 덩치에 비해 발도 제법 빨라 2루타나 심지어 3루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선수다. 올해 장타율은 0.559에 이르고, 이제는 에이스급 투수들도 견제하는 타자가 됐다.

문성주는 반대다. 장타력도 가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타율과 출루율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췄다. 올해 31경기에서 117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79, 출루율 0.474를 기록 중이다. 이재원은 우타, 문성주는 좌타라는 차이점도 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LG가 배출한 깜짝 스타들이다. 문제는 라인업에서 공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LG 외야는 김현수 홍창기 박해민이라는 확실한 주전 선수들이 있다. 지명타자 자리를 고려해도 두 선수 모두 라인업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홍창기가 중견수를 보고 박해민이 빠지는 이론적인 수는 있으나 수비력과 벤치의 신임을 고려할 때 부상이 아닌 이상 실현되기 어려운 수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LG도 두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기용법을 짤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내내 자신의 경쟁력을 놓고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확실한 건 LG의 야수 세대교체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군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올라온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기존 주전 선수들이 잊힌다는 자체가 뭔가의 변화를 상징한다.

류 감독 또한 “지난해에는 1군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있었지, 확실한 1군 선수는 아니었다. 작년에 경험했던 선수들이 이제는 1군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작년보다는 질적인 내용 면에서 뎁스가 좋아진 게 아닌가”고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러한 경쟁 속에 LG는 팀 OPS(출루율+장타율)에서 KIA에 이은 2위로 시즌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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