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내야수 강백호. ⓒ곽혜미 기자
▲ kt 내야수 강백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사직, 고봉준 기자] kt 위즈 강백호(23)는 자신이 발판을 놓은 승리에도 미소를 짓지 못했다. 오히려 “내가 아니라 선배들이 인터뷰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연신 고개를 저었다.

강백호는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번 지명타자로 나와 2루타 2개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면서 9-4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 복귀 후 가장 뛰어난 타격감을 보이면서 2연승의 발판을 놓았다.

강백호는 올 시즌 개막을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했다. 3월 말 계단을 내려가다가 오른쪽 새끼발가락을 다쳐 수술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한 부상이었다. 2018년 데뷔 후 언제나 중심타선을 지키던 강백호의 공백은 kt로선 예상 밖의 변수였다. 다행히 스토브리그에서 FA 내야수 박병호를 영입하기는 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강백호가 빠진 타선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공백은 역시 뼈아팠다. kt는 올 시즌 초반부터 타선 침체로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박병호가 홈런 단독선두를 차지하는 알토란 활약을 펼쳤지만, 앞에서 투수의 힘을 빼줘야 할 강백호의 빈자리는 컸다.

kt가 애타게 기다린 강백호는 지난달부터 빠르게 복귀 시동을 걸었다. 매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로 나와 캐치볼과 타격 훈련을 소화했고, 최근에는 수비 훈련도 진행하면서 컴백 날짜를 당겼고, 4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을 통해 마침내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이후 4경기 17타석 동안 무안타로 침묵하며 쉽사리 타격감을 찾지 못한 강백호는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전에서 올 시즌 첫 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이날 롯데전에서 2루타 2개를 때려내며 타격감 회복을 알렸다.

강백호는 “이제 겨우 6경기를 했다. 적응 중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어제와 오늘을 제외하면 너무 못해서 죄송할 따름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미소는 짓지 못했지만, 이날 강백호의 존재감은 작지 않았다. 1회초 첫 번째 타석에서 박세웅과 끈질긴 볼카운트 싸움을 벌였다. 비록 여기에선 9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0-2로 뒤진 4회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낸 뒤 박병호의 좌중월 2점홈런 때 홈을 밟았다.

활약은 이때부터였다. 6-4로 앞선 7회 1사 1루에선 김원중으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특유의 결대로 밀어치는 타격으로 올 시즌 첫 타점을 신고했다. 이어 9회 마지막 타석에선 가운데 담장을 때리는 2루타로 물오른 타격감을 대신했다.

강백호는 “솔직히 감은 복귀전부터 좋았다. 그러나 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상대 투수들이 너무 좋아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앞발을 다쳐서 공간을 만들어내는 타격이 어렵다. 또, 부상 부위 역시 조금은 신경이 쓰이고는 있다”고 현재 상태를 이야기했다.

자신이 빠진 동안 100% 이상의 몫을 해준 선배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바로 박병호다.

강백호는 “박병호 선배님께서 너무나 잘해주셨다. 지금은 내가 야구는 물론 외적으로도 많이 배우고 있다. 선배님께선 ‘너와 같이 야구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도 해주시고, ‘부담 없이 하라’고 조언해주신다”고 웃었다.

강백호의 부재 속에서 지난해 통합우승팀 kt는 7위까지 내려앉았다. 반등이 절실한 시기. 강백호 역시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강백호는 “늦게 합류한 만큼 더 큰 도움이 되고 싶다. 빨리 kt가 원래 위치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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