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이대호가 12일 사직 kt전에서 5회말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 롯데 이대호가 12일 사직 kt전에서 5회말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사직, 고봉준 기자] 주말 3연전을 맞이한 사직구장의 분위기는 분명 평소와 달렸다. 최근 성적 부진을 증명하듯 한때 2만 명을 넘나들던 주말 관중 숫자는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공기 역시 무거웠다.

롯데 자이언츠는 10일부터 12일까지 안방 사직구장에서 kt 위즈와 3연전을 벌였다. 야구를 관람하기 좋은 날씨 그리고 주말 호재가 겹친 시리즈였지만, 사직구장의 분위기는 그러지 못했다.

이유는 하나. 성적 부진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4월 한때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롯데는 5월 최저 승률 0.346(9승17패)를 기록하면서 하위권으로 내려앉았고, 이달 들어서도 반등하지 못해 8위로 머물고 있다.

이러한 하락세는 곧장 관중 감소로 나타났다. kt와 1차전이 열린 10일 금요일 밤에는 겨우 4902명이 입장했고, 2차전에도 1만 명을 겨우 넘긴 1만87명이 사직구장을 찾았다.

그런데 관중수보다 더 큰 문제는 응원 열기였다. 상대를 압도하는 사직구장 특유의 함성은 이틀간 쉽게 들을 수 없었다. 4-9로 진 1차전에선 그나마 응원 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왔지만, 고영표에게 완봉승을 내주며 0-4로 완패한 2차전에선 적막감이 가득했다.

힘도 써보지 못하고 2연패를 당한 뒤 맞이한 12일 3차전. 관중석 분위기는 앞선 1~2차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요일 경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외야 스탠드에는 빈자리가 차고 넘쳤다. 이날 총관중은 5998명. 올 시즌 일요일 및 공휴일 최소 기록이었다.

이처럼 열기가 가라앉은 사직구장의 롯데팬들. 그래도 이날만큼은 조금이나마 마음의 치유를 안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맏형’ 이대호(40) 덕분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대호는 개인 통산 19번째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면서 13-0 대승을 이끌었다. 2-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5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담장을 넘기면서 롯데팬들의 함성을 끌어냈다.

▲ 롯데 이대호(왼쪽)가 12일 사직 kt전에서 5회말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롯데 이대호(왼쪽)가 12일 사직 kt전에서 5회말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이대호는 롯데를 상징하는 존재다. 2001년 데뷔 후 해외 진출 기간(2012~2016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롯데 유니폼만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1886경기에서 타율 0.308 357홈런 1349타점 941득점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만남이 영원할 수는 없는 법.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된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복잡한 마음으로 맞이한 2022년이지만, 빼어난 타격감을 앞세워 마지막까지 후배들 못지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연타석 대포로 올 시즌 7~8호 아치와 통산 358~359호 홈런을 함께 기록한 이대호는 7회 2사 1·3루에서 우중간 적시타를 추가한 뒤 대주자 김세민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물론 벤치로 돌아가는 동안에는 롯데팬들의 함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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