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이대호(왼쪽)가 2018년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당시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롯데 이대호(왼쪽)가 2018년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당시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사직, 고봉준 기자] “쉬고 싶기는 해도 팬들께서 좋아하실 테니까요.”

팬들이 인정하고 있다. 마지막 기회라는 프리미엄을 얻고는 있지만, 그래도 여전한 실력으로 개인 통산 10번째 ‘별들의 잔치’ 입성을 꿈꾸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빅보이’ 이대호(40)는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경기에서 3번 1루수로 나와 5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13-0 완승을 이끌었다. 특히 3회말과 5회 연속해 아치를 그려내며 자신의 19번째 연타석 홈런 기록도 세웠다.

경기 후 만난 이대호는 “우리가 조금 힘든 상황이다. 부상자들이 많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잘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우리의 욕심이다. 나를 비롯해 안치홍과 전준우 등 주전들이 버티면 다시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오리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경기는 이대호의 존재감을 빼놓으면 설명이 불가능했다. 1회 첫 번째 타석을 우전안타로 출발한 이대호는 2-0으로 앞선 3회 상대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시속 128㎞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또, 5회에는 데스파이네의 144㎞짜리 직구를 좌중간 담장 밖으로 보냈다.

개인 통산 19번째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이대호의 방망이는 쉽게 잠들지 않았다. 9-0으로 앞선 7회 2사 1·2루에선 우중간 적시타를 추가해 4안타 경기를 만들어냈다.

이대호는 “사실 오늘 경기 전까지 (전)준우가 1루수로 나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내가 준우에게 말했다. 어제 1루수로 뛰었으니 아무래도 휴식을 취한 내가 나가는 편이 낫겠다고 말이다. 다행히 나도 잘했고, 팀도 이겨서 기쁘다”고 웃었다.

2001년 데뷔해 쉼 없이 달려온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아직 오승환과 추신수 등 1982년생 동갑내기들이 왕성하게 뛰고 있지만, 은퇴라는 단어를 어렵게 꺼냈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된 이대호. 그러나 기량만큼은 여느 후배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58경기에서 타율 0.353 8홈런 28타점 24득점으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팬들의 인정도 함께 받고 있다. KBO가 8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올스타전 투표에서 드림올스타 지명타자 1위를 달리는 중이다. 현재 약 10만 표를 받아 4만 표 정도의 2위 추신수를 더블스코어 차이로 압도하고 있다.

이대호는 “내가 마지막이라 팬들께서 많이 뽑아주시는 것 같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솔직히 올스타전은 가고 싶지만, 어린 선수들이 많이 갔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 롯데 이대호(왼쪽)가 13일 사직 kt전에서 7회말 대주자 김세민과 교체되고 있다.
▲ 롯데 이대호(왼쪽)가 13일 사직 kt전에서 7회말 대주자 김세민과 교체되고 있다.

이대호는 KBO리그에서 통산 9차례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다. 올해 다시 별을 달면 10번째 올스타전 출전이라는 뜻깊은 기록과 함께 은퇴할 수 있다.

이대호는 “사실 우리 나이 때는 올스타전 휴식기가 쉬고 싶은 기간이긴 하다. 그래도 팬들께서 뽑아주시면 당연히 가야 한다. 마지막인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면 팬들께서도 좋아하시리라고 생각한다.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4월 한때 2위까치 치고 올라갔던 롯데는 5월부터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8위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연패도 잦아졌고, 루징시리즈 역시 많아지면서 어려운 레이스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대호는 끝으로 “부상자들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 그러나 전준우도 돌아왔고, 한동희도 대타로 나서고 있다. 또, 정훈이나 이학주가 돌아오면 더 좋아지리라고 본다. 잘 버텨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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