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년간 다저스와 함께 한 클레이튼 커쇼
▲ 17년간 다저스와 함께 한 클레이튼 커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클레이튼 커쇼(34‧LA 다저스)의 이름 앞에는 항상 LA 다저스가 붙는다. 그리고 그 LA 다저스의 에이스는 항상 커쇼의 차지였다. 양자의 동행은 길게 아름다웠고, 또 영원할 것 같은 시기도 있었다.

2006년 다저스의 1라운드(전체 7라운드) 지명을 받은 커쇼는 데뷔 당시부터 ‘미래의 에이스’라는 호칭을 달고 살았다. 그리고 그 수식어에서 ‘미래의’가 빠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5승을 거둔 커쇼는 2009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풀로 소화하기 시작했다. 2010년 첫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2011년 첫 20승 돌파(21승)와 함께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커쇼는 통산 세 차례의 사이영상, 그리고 2014년에는 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저스의 커쇼 사랑은 극진했다. FA가 되기 전 두 번이나 미리 연장 계약을 했다. 당대로서는 최고액으로 대우도 확실히 했다. 그러나 그런 커쇼와 다저스의 동행이 올해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이제는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 

커쇼의 하락세는 분명하다. 그의 성적은 여전히 좋지만, 그 성적을 이어 가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커쇼는 2015년 33경기 선발 등판 이후 이런저런 사정으로 단 한 번도 30경기 이상 선발 등판을 하지 못했다. 2015년 이후로는 단 한 번도 180이닝 이상 투구를 못 했다. 예전의 커쇼가 아님은 분명하다.

잦은 부상이 그 원인이다. 커쇼는 2018년 이후에만 총 7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팔뚝, 팔꿈치, 그리고 올해 엉덩이 관절까지 부위도 다양했다. 모두 장기 결장을 요구하는 큰 부상이 아님은 다행하지만, 커쇼의 신체 능력은 예전만 못하다. 

다저스도 2021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커쇼에게 예전처럼 연장 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 심지어 퀄리파잉오퍼(보상FA선수자격)도 없었다. 떠날 것 같았던 커쇼는 올해 1년 1700만 달러에 재계약해 다저스에 남았지만, 다저스가 올 겨울에도 뭔가 획기적인 제안을 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대다수의 시선이다. 다저스는 이미 선발진의 대안을 착실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도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다 엉덩이 관절 부상으로 한 달 정도를 결장했다. 현지 언론에서도 “더 이상 커쇼에게 180이닝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과연 커쇼와 다저스의 17년 동행이 올해로 끝을 맺을지, 혹은 내년에도 커쇼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지는 앞으로의 성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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