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팀 평가전 4경기 중 3경기에 교체로 출전한 엄원상 ⓒ대한축구협회
▲ 대표팀 평가전 4경기 중 3경기에 교체로 출전한 엄원상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19년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진을 뚫어버린 엄원상(23).

축구 팬들은 빠른 주력으로 돌파하는 모습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떠오른다며 '엄살라'라는 별명을 붙였다.

그런데 일부는 '엄살라'라는 별명에 갸웃했다. 폭발적인 돌파가 빛난 반면 마무리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골과 도움을 가리지 않고 공격포인트를 양산하는 살라와 달리 엄원상은 2019년 광주 시절 7골이 최다 골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울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6골 4도움. 울산 팀 내 득점 2위이자 도움은 리그 전체 공동 1위다. 불과 15경기 만에 공격포인트 10개로 한 시즌 개인 최다 공격포인트를 갈아치웠다.

가장 큰 변화는 파이널 서드에서 과감성과 정확성이다. 15경기에서 슈팅 23개를 시도했는데, 이 가운데 15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다. 주력이나 드리블과 비교해 골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뒤집고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다.

리그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엄원상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23세 이하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런데 황희찬이 군사훈련으로 빠지게 되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엄원상을 성인 대표팀으로 호출했다.

리그에서 '엄살라'에 가까워진 엄원상은 벤투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6일 칠레와 경기에서 후반 31분 교체 투입된 엄원상은 5분 만에 폭발적인 드리블로 대전월드컵경기장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이어 파라과이와 경기에서 측면을 뚫고 후반 추가시간 정우영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더니, 지난 14일 이집트와 경기에서도 조규성의 골을 도왔다. 3경기 모두 교체로 투입됐다. 교체 선수로 남길 수 있는 최고 성과였다.

엄원상은 16일 화상 미디어데이에서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많이 긴장되고 걱정도 했다. 공이 오면 자신 있게 하자는 생각을 했다. 안 되더라도 자신 있게 드리블하고 싶었는데 성공해서 다행이었다"고 돌아봤다.

그간 대표팀엔 손흥민과 황의조 그리고 황희찬으로 이어진 선발 스리톱은 확고하지만, 이들이 막혔을 때 교체로 투입되어 경기 양상을 바꿀만한 후반 '조커'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 이번 월드컵엔 교체 선수가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나면서 후반 교체 카드 비중이 더욱 커졌다. 아시아 팀이 아닌 남미 및 이집트를 상대로 조커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엄원상이 이번 평가전 소득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유다.

하지만 평가전 활약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본선행 가능성을 묻는 말엔 여전히 자세를 낮췄다. 엄원상은 "잘 모르겠다. 명단에 들어갈 수 있을지 확신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처럼 자신 있게 하고, 벤투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로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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