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는 구창모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공언하고 있다 ⓒNC다이노스
▲ NC는 구창모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공언하고 있다 ⓒNC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태우 기자] NC 좌완 에이스 구창모(25)는 이미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공인되고 있다. 좌완으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여기에 타자들이 까다로워하는 투구폼을 가지고 있으며, 또 확실한 결정구가 있다.

문제는 건강 이슈가 항상 꼬리표처럼 붙어다닌다는 것이다. 구창모가 ‘리그 에이스’로 인정받았던 2020년은 15경기 출전에 그쳤다.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의 빼어난 성적도 결국 ‘반쪽짜리 시즌’이라고 폄하되어야 했다. 2021년 부상으로 사실상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자 그를 향한 검증의 잣대는 더 가혹해졌다.

그래서 NC는 조심스럽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구창모에 취급주의 딱지를 붙이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모든 봉인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로서는 다소 답답할 수도 있는 여건. 그러나 아직 어린 선수고, 미래를 위한 조심스러운 발걸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구창모는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불펜이 승리요건을 날리기는 했지만 구창모 특유의 아우라가 거의 대부분 회복됐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좌타자 몸쪽으로 거침없는 패스트볼 승부를 하는 것, 빠르고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 등 전반적인 구위는 거의 다 회복된 것으로 보였다. 상대가 올 시즌 팀 OPS(출루율+장타율) 1위 팀인 KIA의 정예 멤버라는 점을 고려해도 그랬다. 선수도 여유가 있었다. 얼굴에서는 더 이상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투구 수는 94개에서 끊었다. 올 시즌 최다 투구 수이기는 하지만 선발투수의 대략적인 책임 투구 수로 여기는 100구를 테스트하지 않고 이닝 중간에 교체했다. 강인권 NC 감독대행의 관리법은 확실하다. 강 감독대행은 17일 창원 한화전을 앞두고 “지금 몸 상태나 투구하는 컨디션을 봤을 때 이제는 정상적으로 다 올라왔다고 보여진다”면서도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100구 안에서 무조건 끊어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재활 후 첫 시즌에 임하는 구창모를 무리하게 쓰지 않고, 부드럽게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다. 강 감독대행은 “일단은 건강하게 한 시즌을 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감도 있다. ‘100구 내 교체’를 못 박고 대외적으로 공표하면 상대 타자들이 경기 초반 공을 최대한 많이 보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구위라면 그런 전략 정도는 충분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강 감독대행은 “100구 안에서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미소지었다. 

실제 구창모는 80~90구 내외의 투구에서도 5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 네 번의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다. 6월 3일 롯데전에서는 87구로 7이닝을 뚝딱 잡아냈다. 이 정도면 계산이 선다고 볼 수 있다. 성적도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40의 특급이다. 향후 10년을 내다본 NC의 보물관리법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2~3년 뒤 어떤 효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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