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한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는 롯데 이대호 ⓒ곽혜미 기자
▲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한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는 롯데 이대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1군 콜업 후 맹활약으로 SSG 차세대 거포 타이틀을 확실하게 각인한 전의산(22)은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다. 야구 열기가 뜨거운 도시에서 살면서, 롯데의 영웅들을 눈으로 직접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전의산은 어린 시절 사직구장 그라운드를 밟은 적도 있었다고 했다. 수영초등학교에 다니던 당시 롯데기 야구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당시의 기억이 있다. 전의산은 “당시 롯데 선수들과 사진도 찍었다”고 아련한 추억을 떠올렸다. 그런데 10년도 더 된 지금,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전의산의 경남고 대선배이기도 한 이대호(40)다. 당시 멤버 중 이대호보다 어린 선수들도 있었는데 유일한 현역에 가깝다.

전의산이 초등학생이던 시절 이대호는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발돋움한 뒤였다. 그런데 그 이대호가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뛰어난 기량은 물론 철저한 자기관리가 뒷받침된 결과다. 전의산도 어린 시절 사진을 찍었던 선수가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상황에 존경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황이다. 이대호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는데 당시부터 이 계약이 끝난 뒤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 시즌에 돌입하기 전에도 그런 뜻은 변하지 않았다. 이미 40대에 접어든 나이인 만큼 언젠가는 해야 할 결정이었고, 계약이 끝나는 올해는 그 적절한 타이밍으로 보였다.

문제는 은퇴하기에는 아까운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호는 20일까지 시즌 63경기에 건강하게 나가 타율 0.347, 8홈런, 3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0을 기록 중이다. 전성기 당시의 공격 생산력은 아니지만, 40대 선수로는 역사에 남을 만한 생산력으로 클래스를 증명하고 있다.

다른 주축 동료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사이클을 탈 때, 이대호는 개막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다. 방망이의 레벨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정공격생산력(wRC+)은 지난 3년간의 지표를 아득하게 뛰어넘고, 오히려 2018년 수준에 가깝다.

이대호가 은퇴의 뜻을 밝힌 이상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팬들도 많지만, 이대호가 의사를 번복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는 팬들의 의견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이대호는 아직 번복할 의사가 없음을 직간접적으로 밝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도 어느 쪽을 염두에 두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어쨌든 이 전설의 시즌은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명예로운 은퇴의 마지막 조건은 팀 성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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