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현재 외국인 투수 교체를 고려하는 KBO리그 팀들은 제법 많다. 그러나 섣불리 교체를 결정하지 못하는 건 다 그만한 사정이 있다. 마땅한 투수도 없고, 조건도 까다롭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는 여전히 메이저리그에 짙게 깔려 있다. 전체적으로 투수들의 컨디션에 변수가 많아 메이저리그 팀들도 되도록 최대한 많은 투수를 확보하려고 한다. 가뜩이나 시즌 중 교체는 선수 풀이 좁은데, 예년 같았으면 쉽게 영입했을 클래스도 메이저리그 팀들이 풀어주지 않으니 그림의 떡이다.
여기에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이적료 장사를 하려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계산은 더 정교해지고 있다. 일부 선수는 아시아 구단으로 이적할 때만 발동되는 바이아웃 금액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당시부터 미리 짐작을 하고 안전장치를 걸어놨다는 것이다. 교체에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는 만큼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요구하는 이적료를 주면 정작 선수에게 떨어지는 돈이 별로 없다. KBO리그의 매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안도의 한숨을 쉴 만한 팀이 있다. 바로 한화다. 한화는 올해 재계약했던 두 외국인 투수(라이언 카펜터‧닉 킹험)가 모두 부상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했다. 가뜩이나 팀 전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전력의 핵심인 외국인 투수들까지 못 던지니 시즌 초반 레이스가 암울했다. 그래서 두 선수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상대적으로 발 빠르게 대처했고, 그래서 쓸 만한 외국인 투수들을 재빠르게 건졌다고 평가한다. 먼저 계약한 예프리 라미레즈는 이미 입국해 불펜피칭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라미레즈보다 조금 더 경력이 화려한 펠릭스 페냐 또한 비자 발급 업무를 진행 중으로 7월 가세를 기대할 수 있다.
라미레즈는 17일 창원NC파크에서 불펜피칭을 소화하며 시동을 걸었다. 이날 라미레즈는 자신이 던질 수 있는 구종인 패스트볼‧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고루 섞어 22구를 던졌다. 라미레즈 스스로는 70~80% 정도의 힘으로 투구했다고 밝혔다.
라미레즈는 불펜피칭 이후 “굉장히 좋은 느낌으로 던졌다. 일단 한국의 선수들과 문화, 새로운 공과 마운드에 적응하는 중”이라며서 “최대한 빨리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불펜피칭을 진행하고, 퓨처스리그에서 예열을 거치는 전형적인 루트를 밟는다고 가정했을 때 7월 초부터는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외국인 투수 없이 치렀던 한화는 17일까지 선발 평균자책점 5.71로 리그 최하위다. 9위 LG(4.14)와도 큰 차이가 난다. 빠르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들이 대반격의 기틀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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