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33)가 부상 복귀전에서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미란다는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⅔이닝 무피안타 7사사구 2탈삼진 4실점에 그쳤다. 공 46개를 던지면서 볼이 29개에 이를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 최저 140㎞로 부상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한국에서 커리어를 이어 갈지 결정할 중요한 경기였다. 미란다는 왼쪽 어깨 뒷근육 미세손상 여파로 재활에 매진하며 전반기를 거의 날린 상태였다. 지난 시즌 28경기, 14승, 173⅔이닝, 225탈삼진, 평균자책점 2.33 활약 속에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고 해도 당장 올해 보여준 게 없으면 짐을 싸야하는 게 외국인 선수의 운명이다. 

두산은 미란다의 지난해 성과를 인정해 올해 190만 달러 전액을 보장하는 계약을 안겼지만, 이러나 저러나 허공에 날리는 돈이라면 새 얼굴을 알아봐야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구속이 예전처럼 나오기 어려워도, 제구나 경기 운영이 될 정도는 돼야 (팀과 함께) 갈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미란다는 시작부터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타자들이 전혀 속지 않을 정도로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는 공들을 던지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박찬호-이창진-소크라테스 브리토까지 3타자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 위기에 놓이는 과정에서 15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3개에 불과했다. 

위기를 넘어갈 기회는 있었다. 무사 만루에서 나성범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구위가 나쁘지 않다는 것은 확인했다. 다음 타자는 최근 타격감이 떨어진 황대인인 만큼 정면 승부가 필요했다. 하지만 미란다-박세혁 배터리는 바깥쪽 승부를 펼치면서 풀카운트에 몰렸고, 결국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0-1이 됐다. 

1사 만루에서 최형우를 루킹 삼진으로 잡은 뒤에도 비슷했다. 빨리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잡는 게 중요했는데, 신중한 승부를 이어 가다 4사구만 더 늘었다. 2사 만루에서 김선빈을 밀어내기 사구, 박동원과 류지혁을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보내 0-4까지 벌어졌다. 

결국 두산 벤치는 불펜에서 대기하던 박신지를 마운드에 올렸고, 미란다는 착잡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경기장에 미란다 가족들도 찾아와 지켜보고 있었기에 아쉬운 마음이 더 클 법했다. 박신지는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 박찬호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