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저한 몸 관리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SSG 노경은 ⓒSSG랜더스
▲ 철저한 몸 관리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SSG 노경은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성남고를 졸업하고 2003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노경은(39‧SSG)은 젊은 시절부터 '운동 중독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항상 성실하게 훈련했고, 특히 웨이트트레이닝에 많은 힘을 쏟았다는 게 당시 그를 기억하는 동료들의 회상이다.

노경은과 두산에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한 김성배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 및 야구 아카데미 LBS 대표는 “20대 때도 그랬지만, 기본적으로는 워낙 건강한 체질이다. 여기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비롯해 자기 몸 관리를 열심히 했던 선수다. 공도 많이 던지는 걸 좋아했다”면서 “노경은이 한창 웨이트트레이닝에 빠졌을 때는 주위에서 ‘너, 진짜 무슨 웨이트 관장이냐’라고 할 정도로 엄청나게 열심히 했다”고 그 시절을 떠올렸다.

사실 엄청나게 화려한 야구 인생을 살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는 노경은 스스로도 인정한다. 노경은은 스스로 굴곡이 많았던 야구 인생이라고 돌아본다. 오랜 기간 그 잠재력이 터지지 않다가 2012년 12승, 2013년 10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그 후로 10승을 거둔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승리보다는 패전이 많은 해가 훨씬 더 많았다. 

그러나 20대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쌓은 운동량과 운동 습관은 노경은을 ‘최후의 승자’로 이끌고 있다. 여전히 젊은 후배들에 뒤지지 않는 운동량을 소화하고 있는 노경은의 몸 상태는 20대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 롯데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고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은 것도 “아직은 야구를 더 할 수 있는 몸 상태”라는 스스로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통산 61승의 커리어보다 더 빛나는 건, 20년차라는 훈장일지 모른다. 올해 테스트 끝에 SSG에 입단한 노경은은 29일까지 시즌 6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17이라는 기대 이상의 대박을 터뜨렸다. “여전히 뛰어난 몸 상태를 가지고 있다”는 SSG 코칭스태프의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었다. 방출된 선수에게 연봉 1억 원이 논란이 되기도 했으나, 이제 그 금액을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까지 활약만으로도 충분히 그 값어치를 했다.

위기도 있었다. 시즌 초반 잘 나가다 4월 28일 롯데전에서 타구에 손가락을 맞아 골절상에 주저앉았다. 좋았던 흐름이 다 끊길 수 있는 위기였다. 감각도 문제였다. 하지만 노경은은 착실하게 재활을 했고, 예정된 시간에 맞춰 돌아왔다. 워낙 몸 준비가 잘 되어 있어 손가락만 회복되면 다른 부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게 트레이닝파트의 이야기다. 복귀전이었던 29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의 노련한 투구로 건재를 과시했다.

노경은은 올해 선발 로테이션을 고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투수 중 최고령이다. 30대 중반만 되도 불펜으로 밀려나곤 하는데, 노경은은 마흔을 앞둔 나이에도 여전히 생생하게 주어진 이닝을 던진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가 됐다. 우여곡절이 있어도, 젊었던 시절의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후배들에게 던져줬다. 그라운드 외에서도 가치가 있는 것이다.

김 위원 또한 “똑똑하게 자기 관리를 한다”면서 후배들이 유심히 참고할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은 “여기서 똑똑하다는 게 공부를 잘할 것 같은 똑똑함이 아니라, 노경은의 경우는 적재적소에 자기가 해야 할 것을 하는 스타일이다. 캠프 때도 자신이 정한 일정을 짜 놓고 그 일정대로 그대로 움직인다. 나이가 들면서 더 성숙해진 면도 있는 것 같다”고 흐뭇하게 바라봤다. 몸에 쌓인 모든 것을 불태울 때까지 노경은의 현역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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