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대체 선발투수로 나섰기에 이닝 수가 많을 수는 있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8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우완 나균안(24)을 이야기했다. 나균안은 올 시즌 필승조, 롱릴리프, 대체 선발투수 등 다양한 임무를 가리지 않고 맡아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이닝과 투구 수가 불어났다. 나균안은 올해 52⅓이닝 동안 899구를 던졌다. 불펜을 기준으로 삼으면 오버 페이스 흐름이다. 순수 불펜 투수 이닝 1위인 김명신(29, 두산)이 43이닝 동안 640구를 던졌다. 
 
나균안은 올해 21경기에 등판해 선발로는 4경기에 나섰다. 그런데도 선발과 불펜을 통틀어서 팀 내 이닝 5위에 올라 있다. 찰리 반즈(106이닝), 박세웅(86⅓이닝), 이인복(76⅓이닝), 글렌 스파크맨(62⅔이닝) 다음이다. 불펜 등판만 따지면 32⅓이닝을 던졌다. 팀 내 불펜 이닝 1위 최준용(37⅔이닝) 다음이다. 

자연히 혹사 논란이 나왔다. 나균안이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점까지 고려해서다. 투수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는 23경기에 등판해 46⅓이닝만 던지면서 관리를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지난 시즌 이닝 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투수 2년째라 어깨와 팔이 흔히 표현하는 '싱싱한' 상태라 해도 피로가 빠르게 쌓일수록 부상 위험이 커지는 법이다. 

서튼 감독은 나균안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었다. 다만 혹사하는 일정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선발 김진욱이 빠졌을 때 대체 선발투수가 나균안이었다. 불펜 이닝만 보면 다른 불펜 투수들과 비슷할 것이다. 다만 대체 선발투수로 뛰면서 이닝 수가 많을 수 있다"며 다른 투수들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으로 관리하며 기용하고 있다고 했다. 

나균안과 꾸준히 대화를 나누며 피로도를 확인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주된 임무인 롱릴리프의 특성을 고려하면 과부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서튼 감독은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선발이 3이닝 전에 내려오거나 접전인 경기가 많아서 불펜 피로도가 높은 편이다. 선발이 3이닝도 못 던지고 내려오면 불펜 과부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롱릴리프는 등판 뒤 보통 이틀을 쉬게 하는 원칙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144경기 시즌을 치르다 보면 원칙을 깨야 하는 순간도 찾아온다고 했다. 나균안이 지난 21일 광주 KIA전에서 2이닝 27구를 던지고 하루를 쉰 뒤 23일 광주 KIA전에서 1⅓이닝 28구를 던진 사례가 그렇다. 

서튼 감독은 "보통 롱릴리프가 3이닝 던지면 이틀 정도 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모든 불펜 투수가 건강하다고 전제하면, 이상적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한 투수가 2이닝을 던지고 하루 쉬고 하루 더 쉬어야 하는 날 불펜이 부족하거나 가용 가능한 투수 가운데 최고의 옵션이면 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저런 설명을 떠나 성적만 보면 지금 나균안에게 과부하가 걸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5월까지 13경기(선발 2경기)에서 36⅔이닝,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했는데, 6월 8경기에서 3패, 15⅔이닝, 평균자책점 9.77에 그쳤다. 

서튼 감독은 이와 관련해 "요즘 고전하긴 했어도 전반기를 통틀어서 보면 분명 팀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낸 선수였다"며 계속해서 마운드에서 힘을 보태주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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