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우진 ⓒ곽혜미 기자
▲ 안우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제 조금은 알겠더라고요."

키움 히어로즈 1선발은 안우진(23)이다. 2018년 1차지명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한 안우진은 데뷔 5년 만에 팀 내 최고 에이스로 성장했다. 16경기에서 9승4패, 103이닝, 114탈삼진,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했다. 탈삼진 2위,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3위, 이닝 4위로 웬만한 외국인 에이스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안우진은 왜 마운드 위에서 더 강해졌을까. 그는 "배팅 카운트에서 변화구와 직구를 다 던질 수 있는 게 달라진 점 같다. (전에는) 직구 하나를 보고 치다가 지금은 변화구로 범타를 잡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진 게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우진은 "경험이 쌓이면서 완급 조절 같은 게 더 쉬워지는 것 같다. 어떤 상황에는 강하게 던져야 하고, 또 언제는 힘을 빼도 되는지 이제 조금은 알겠다. 직구는 전력으로 던지면서 슬라이더 등 변화구로 완급 조절을 하려 한다. 100구를 던질 수 있으면 50구는 전력으로 던지자고 생각하는 편이다. 변화구 비중을 늘리니까 직구를 던질 스태미나도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안우진은 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3 역전승의 발판이 되는 투구를 펼쳤다. 7⅔이닝 105구 3피안타(1피홈런) 1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버틴 덕분에 타선이 1-2로 뒤진 9회초 3점을 뽑으면서 9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구위 자체가 좋았다. 최고 시속 158㎞에 이르는 직구를 던지면서도 제구가 됐다. 슬라이더는 구속은 138~149㎞를 기록했다. 슬라이더 구속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여기에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섞었다. 어느 공 하나 거를 게 없이 좋으니 두산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4회말 선두타자 김대한을 사구로 내보내고, 다음 타자 양석환에게 좌월 투런포를 내준 게 유일한 흠이었다. 볼카운트 0-2에서 던진 3구째 커브가 높게 실투로 들어갔다. 

안우진은 양석환에게 홈런을 내준 것과 관련해 "앞서 슬라이더 2개를 던졌는데 타이밍이 다 빠르길래 느린 커브를 던지려 했다. 바닥으로 던지려 했던 게 실투가 됐는데, 양석환 선배가 잘 치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공 100개를 던져도 실투 하나로 질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하루였다. 안우진은 "공 하나로 힘든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팀이 연승이 안 끊기고 9연승을 해서 그게 가장 좋다. (9회초 2사 만루 이정후 타석에서) 배트가 부러지고 땅볼이라 '아 아쉽다' 생각했는데, (2루수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역전을 했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4일 KBO가 발표한 올스타 베스트 12인 명단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 선수단 투표에서 108표를 얻어 1위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안우진을 직접 경험한 타자들이 그만큼 까다롭게 느꼈다고 해석할 수 있는 투표 결과였다. 

안우진은 이와 관련해 "선수들이 투표해주신 거라 더 의미 있는 것 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전반기 10승 달성을 목표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려 한다. 안우진은 "아직 전반기 1경기가 남아 있는데, 아프지 않고 마지막까지 경기를 하고 싶다. 아프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게 목표라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낸 것 같다. 전반기 남은 1경기 더 열심히 던져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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