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들어 타율이 높아지고 있는 롯데 DJ 피터스 ⓒ곽혜미 기자
▲ 7월 들어 타율이 높아지고 있는 롯데 DJ 피터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는 롯데가 8-4로 앞선 8회초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에 중단됐다. 세차게 내린 비는 그라운드를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들었다.

누가 봐도 경기가 어려워보였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20분 정도 내린 비가 조금씩 그치더니, 일단 하늘에서 내리는 불청객은 사라졌다. 관건은 그라운드 정비가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하느냐였다. 심판진은 정비를 결정했다. 기상 예보상 앞으로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했고, 정비를 해 끝까지 경기를 하는 게 옳다고 본 것이다.

심판진의 결정이 내려지자 SSG 그라운드 정비팀은 물론 프런트까지 총동원돼 그라운드를 정비했고, 경기는 중단된 지 1시간이 더 지나서야 재개됐다. 어쩌면 롯데 외국인 선수 DJ 피터스(27)에게는 기회였다.

8회 타석에 들어선 피터스는 신재영을 상대로 장쾌한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환호했다. 경기가 그대로 콜드게임 선언됐다면 없었을 홈런이었지만, 심판진의 결정과 필사적인 그라운드 정비 끝에 시즌 13호 홈런이 6일 탄생한 것이다. 그냥 운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웠다. 1시간이 넘는 시간적 공백에서도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었음을 상징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기분 전환이 되는 홈런이자, 최근 상승세를 이어 가는 홈런이기도 했다. 올해 유독 부침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피터스는 7월 들어 5경기에서 타율 0.444, OPS(출루율+장타율) 1.167을 기록 중이다. 계속해서 안타를 치며 감을 조율하고 있었는데, 이날 경기가 재개된 덕에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홈런까지 터뜨린 것이다.

영입 당시에도 강점과 약점이 뚜렷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기는 했다. 어마어마한 힘을 비롯한 운동 능력은 이미 모든 관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정확도는 미지수였다. “모 아니면 도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상당수였다. 실제 그랬다. 피터스는 ‘모’를 던지다가도, 어떤 때는 ‘도’도 못 던지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팬들의 애를 태웠다.

실제 피터스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13개)을 때렸지만, 가장 많은 삼진(73개)을 당하기도 했다. 피터스 홀로 롯데 팀 전체의 삼진 중 13.6%를 당했다. 반대로 볼넷은 24개를 고르는 데 그쳤다. 홈런 비율(3.96%)은 리그 8위로 높지만, 볼넷/삼진 비율은 리그에서 네 번째로 낮다. 긍정적인 모습과 부정적인 모습이 공존하는 양상이다.

이대로 가다간 롯데 프랜차이즈 단일 시즌 최다 삼진(2015년 최준석 134개)을 갈아치우는 불명예를 쓸 수도 있다. 힘은 증명이 됐다. 성공 여부는 결국 삼진을 줄이고 인플레이타구를 더 늘리는 것이다. 일단 맞으면 빠른 타구를 날려 보낼 수 있는 선수다. 7월에 이어지고 있는 기분전환이 피터스의 뭔가를 깨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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