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한 팬서비스를 실천해 KBO 팬퍼스트상의 초대 수상자가 된 kt 조용호.
▲ 특별한 팬서비스를 실천해 KBO 팬퍼스트상의 초대 수상자가 된 kt 조용호.

[스포티비뉴스=광주, 고봉준 기자] KBO는 프로야구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팬과 선수 모두를 위한 특별한 상을 하나 신설했다. 이름하여 KBO 팬퍼스트상. KBO리그 선수와 특별했던 팬서비스 경험이 있는 사연을 접수받아 매월 수상자를 정해 선수에겐 트로피와 상금 300만 원, 팬에겐 경기 초청과 해당 선수와 만남, KBO 행사 초대 등 다양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사연 접수를 시작해 최근 선정을 마친 KBO 팬퍼스트상. 초대 수상의 영광은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30) 그리고 kt 위즈 외야수 조용호(33)에게 돌아갔다.

먼저 유강남은 2016년 당시 한글을 배우고 있던 어린이팬 김지온 군에게 역으로 사인을 부탁하는 재치 있는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손수 배트를 내밀고 이름을 써 달라고 하는 등 김 군에게 다정하게 다가갔고, 이후에도 계속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모범이 됐다.

조용호의 팬서비스 실천 자세도 남달랐다. 올해 어린이날이었던 5월 5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플레이어 에스코트로 나선 어린이팬 박시우 군이 이후 경기장을 재방문하자 박 군을 알아보고 사인 배트를 선물하는 친절한 팬서비스를 수행했다. 또, 당일 경기 직후 있었던 구단 유튜브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박 군이 다시 와줘 좋은 기운을 받았다”고 말해 주위를 미소 짓게 했다.

KBO의 초대 팬퍼스트상 수상자 발표가 있던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조용호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담을 언급하며 특별한 팬서비스 자세의 이유를 설명했다.

조용호는 “어린이날 봤던 친구가 얼마 뒤 잠실 LG 트윈스전을 다시 찾았더라. 얼굴이 익어서 금방 알아봤다”고 웃고는 “나를 응원하기 위해 다시 야구장을 방문한 사실이 고마웠다. 그래서 사인 배트를 쥐여줬다”고 말했다.

조용호로부터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은 박시우 군. 그런데 조용호 역시 박 군으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받았다.

조용호는 “공교롭게도 박 군이 찾은 잠실과 수원 경기에서 모두 3안타를 쳤다. 정말 신기했다. 그래서 LG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박 군의 이름을 특별히 꺼냈다”고 미소를 지었다.

▲ KBO 팬퍼스트상을 받은 LG 유강남과 김지온 군, kt 조용호와 박시우 군(왼쪽부터).
▲ KBO 팬퍼스트상을 받은 LG 유강남과 김지온 군, kt 조용호와 박시우 군(왼쪽부터).

육성선수와 무상 트레이드의 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어느새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선수가 된 조용호. 그러나 그 역시 한때는 박 군처럼 프로선수들을 보며 신기한 표정을 짓던 꼬마였다.

조용호는 “어릴 적 잠실구장을 놀러 가면 당시 OB 베어스 중견수를 보시던 정수근 선배님이 종종 외야에서 공을 던져주시곤 했다. 사실 선배님이 성동초 출신이라 야구부 유니폼을 입고 간 내게 특별히 팬서비스를 잘해주셨는데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며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조용호와 특별한 사연을 공모한 박시우 군의 아버지는 KBO를 통해 “앞으로 우리 가족은 평생 조용호 선수의 팬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또, 이 사연이 널리 공유돼서 조용호 선수가 더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용을 접한 조용호는 “아버지께서 직접 사연까지 올려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당연히 팬서비스를 잘해야겠지만, 그라운드에서도 더 멋지게 활약하는 선수가 돼서 더 좋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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