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오지환 ⓒ 곽혜미 기자
▲ LG 오지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신원철 기자] LG 오지환은 데뷔 2년째인 2010년 그야말로 덜컥 주전 유격수가 됐다. 2009년 단 4경기 15이닝을 뛰었던 선수가 2010년 개막전부터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부담스러운 자리를 맡게 된 오지환은 2010년 125경기에서 실책을 27개나 저질렀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오지환보다 많은 실책을 기록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오지환은 14시즌 동안 1561경기에 나와 222실책을 기록했다. 실책왕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은 한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지금의 오지환은 이 숫자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실책이 있었기에 지금의 수비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지환은 7일 대구 삼성전에서 류지현 감독의 휴식 제안에도 선발 출전을 강행했다. 결과적으로 오지환의 고집이 LG의 11-9 승리로 이어졌다. 오지환은 3회 강민호의 라인드라이브에 번개 같이 반응해 직선타 처리에 성공했고, 4회 2사 후 3루타로 타점을 올렸다. 8회에는 5점 차로 치고 나가는 3점 홈런까지 날리며 공수에서 경기를 지배했다. 

경기 후 오지환은 3회 수비 상황에 대해 "어려운 타구였는데 끝까지 쫓아갔다. 잡을 수 있을지는 나도 몰랐다. 끝에 걸릴 것 같다는 인상을 안고 쫓아갔는데 정말 끝에 걸렸다"며 "삼성이 많이 따라오는 상황이라 맥을 끊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1-8에서 10-9로 역전한 6일 경기에서도 오지환의 결정적인 수비가 나왔다. 9회 선두타자 김현준의 중전안타성 타구가 오지환의 슬라이딩캐치에 걸렸다. 

오지환은 이미지 트레이닝의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진짜 중요하게 여긴다. 어느쪽으로 올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해야지 하는 것들이 다 계산이 돼 있다. 그때(6일 9회) 맞는 순간에는 안타라고 생각했는데 마운드에 살짝 튀었을 때 되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실수를 많이 하면 보인다. 어떤 바운드에서는 이런 실수가 나온다, 이런 것들이 예상이 된다"고 얘기했다. 이제는 오지환이 실책을 해도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오지환은 올스타 선정 선수단 투표에서 무려 230명의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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