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활 마지막 단계를 슬기롭게 넘어가야 하는 박종훈(왼쪽)과 문승원 ⓒ곽혜미 기자
▲ 재활 마지막 단계를 슬기롭게 넘어가야 하는 박종훈(왼쪽)과 문승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선발진의 대들보로 성장한 문승원(33)과 박종훈(31)은 지난해 6월 나란히 팔꿈치 인대재건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고 시즌을 접었다. 프로 데뷔 후 쉴 새 없이 달려온 두 선수의 팔꿈치는 잠시 재건과 휴식을 요청하고 있었다.

재활 프로그램을 받아본 결과 1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했다. 두 선수는 이 시간에 맞추겠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재활을 소화했다. 집에서 출‧퇴근을 해도 되지만, 그 시간이라도 아끼고 재활에 집중하기 위해 한동안은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숙식을 했다. 가정이 있는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두 선수는 팀을 위한 빠른 복귀가 먼저였다.

사실 4월까지의 재활 경과는 거의 완벽했다.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다 통증을 느껴 과정을 중단하고, 또 이전 단계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범 코스’라고 봐도 손색이 없었다. 다만 역시 투구 강도가 높아지고, 팔꿈치와 다른 신체 부위에 걸리는 부하가 강해질수록 자잘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연습경기 등판을 거쳐 5월 13일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도 등판한 박종훈은 어깨 쪽에 통증을 느꼈다. 검진 결과 어깨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을 받았다.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올해부터 스테로이드성 주사를 치료 목적으로 처방하는 것도 어려워지면서 재활 과정이 길어졌다. 

박종훈보다 일주일 정도 늦게 수술을 해 그 뒤를 밟아가고 있었던 문승원 또한 마지막 과정에서 멈춤 지시가 내려졌다. 역시 퓨처스리그 최종 점검을 앞두고 어깨 쪽에 염증이 발견됐다. 팔스윙이 짧은 것 같다는 느낌에 롱토스를 하던 도중 통증을 느낀 문승원은 6일 서산에서 곧바로 강화로 이동해 검진을 받은 결과 일단 조금 더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예정했던 전반기 내 1군 복귀는 쉽지 않아졌다.

그러나 13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재활을 했던 선수들이다. 꼬박 13개월을 투자했는데, 2~3주 빨리 가자고 무리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제 재활을 마무리하고 1군에 올라오면 다시 2군에 내려가서는 안 되는 선수들이다. 최대한 신중하게 재활을 하고, 완벽한 상태가 되기까지 기다리는 게 맞는다. 7월 일정을 다 날리는 한이 있더라도,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불안한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팀이 높은 승률(.667)과 함께 1위를 달리고 있다. 불펜에서의 다소간 불안감은 있지만, 그래도 근래 들어서는 이길 경기를 다 잡으며 꾸역꾸역 승리를 챙기고 있다. 다음 주중 3연전이 끝나면 일주일 정도의 올스타 브레이크도 예정되어 있다. 이반 노바를 대신할 새 외국인 투수 후보군 또한 계속 협상 중에 있다. 팀에 대한 미안함이 너무 큰 두 선수 또한 동료들을 믿고 완벽한 컨디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8월에만 정상적으로 가세해도 SSG는 시즌 막판 레이스의 큰 원군을 얻는다. 더 이상 검증은 필요하지 않은 투수들이다. 계속된 예열을 거친다면 진출 확률이 이미 높아진 포스트시즌에서의 맹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5년 장기 계약으로 묶어둔 선수들이고, 올해가 1년차다. 올해가 지나도 4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어쩌면 지금 단계에서 문제가 발견된 게 다행일 수도 있다. 13개월을 기다렸고, 4년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무엇을 해야할지는 너무나도 자명하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