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승용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최승용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렇게 던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혼신을 다했다. 좌완 최승용(21, 두산 베어스)이 패배에도 박수받을 만한 역투를 펼쳤다. 

최승용은 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간 시즌 11차전 0-2로 뒤진 2회초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긴 이닝을 끌어줘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는데, 무려 4이닝을 버티면서 3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은 LG와 난타전 끝에 6-8로 역전패했다. 

투혼이 아닌 혹사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았다. 최승용은 대체 선발투수로 뛰다 최근 다시 불펜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지난 6일과 7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필승조로 2연투를 했다. 6일은 1⅓이닝 16구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챙겼고, 7일은 ⅔이닝 17구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다. 이닝과 투구 수가 많지 않다고 해도 연투를 하고 8일 하루밖에 쉬지 않았는데, 이날 무려 74구를 던졌다. 

최승용은 이날 직구(31개)와 슬라이더(33개)를 공격적으로 던지며 경기를 풀어 갔다. 시속 110㎞대 커브(4개)도 적재적소에 섞으며 타이밍을 뺏었다. 

벤치는 LG 타선과 승부가 되는 최승용을 무리하게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선발 박신지가 1이닝 만에 내려간 가운데 최승용이 버텨주면서 포기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가고 있었다. LG 선발 임찬규에 막혀 잠잠하다 4회말 양찬열의 2타점 적시타로 2-2 균형을 맞추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불펜에는 박정수, 김동주, 이형범 등이 몸을 풀다 들어가고, 필승조 박치국, 이현승, 정철원 등이 차례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순항하던 최승용은 5회초 고비가 왔다. 2사 후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힘이 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다음 타자 문보경에게 여지 없이 우월 1타점 적시타를 내줘 2-3으로 뒤집혔다. 문보경이 오버런을 해서 태그아웃되지 않았더라면, 두산으로선 계속 위기가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74구 투혼을 펼친 최승용은 4-3으로 뒤집고 맞이한 6회초 수비를 앞두고 박치국과 교체됐다.  

최승용이 4이닝을 버텼는데도 최악의 상황을 막진 못했다. 두산은 최승용이 내려간 뒤에도 박치국(⅔이닝)-이현승(0이닝)-정철원(1이닝)-박정수(0이닝 1실점)-이형범(1이닝 1실점)-홍건희(1⅓이닝)까지 6명을 더 투입했다. 불펜은 불펜대로 다 쓰고, 승리라는 소득은 없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두산 투수진은 이날 4사구 11개를 헌납하며 자멸했다. 

한편 선발투수만큼 공을 던진 최승용은 당분간 구원 투수로 나서긴 어려워 보인다. 이날 호투를 계기로 최승용은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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