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포수 박상언.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포수 박상언.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광주, 최민우 기자] 어쩌면 야구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경기였다. 9점차를 극복하고 드라마 같은 명승부를 쳤다. 그것도 결승타를 때려 주인공이 됐던 순간을 맞았다. 흥분이 가시지 않아 제대로 잠도 못잤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튿날 실수를 연발하며 사투를 벌였다. 그러나 사령탑은 경험을 통한 성장을 응원했다. 한화 이글스 박상언(25) 이야기다.

박상언은 유신고를 졸업한 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때 2차 8라운드 전체 79번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이듬해 상무에 입단해 군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올해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섰다. 주전 포수 최재훈과 번갈아 가며 한화 안방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에는 천국과 오가기도 했다.

지난 7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전에서 박상언은 결승타를 때렸다. 11-11로 동점이던 8회 1사 1,2루 때 1타점 중전 안타를 때렸다. 클러치 상황에서 소중한 점수를 뽑아냈고, 팀을 6연패 수렁에서 건져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6회 수비 실수로 인해 8점을 NC에 헌납했다. 1-10으로 뒤진 상황. 한화의 최근 경기력을 생각하면 역전하기 어려울 거란 예상이었다. 관중석에 있던 한화팬들도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6회부터 8회까지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승리했다.

인생 경기였다. 9점을 뒤집은 경기는 흔하지 않다. 그런 경기에서 결승타를 때렸다. 그야말로 박상언에게는 ‘인생경기’였다.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잠도 못 잤다. 계속 영상을 돌려보며 행복해 했다.

▲한화 이글스 박상언이 8일 광주 KIA전에서 김선빈의 득점을 막기 위해 태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박상언이 8일 광주 KIA전에서 김선빈의 득점을 막기 위해 태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행복은 광주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튿날(8일)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달아 실수를 범했다. 상대 번트 상황에서 포구 이후 송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블로킹도 몇 차례 놓쳤다.

이 모습을 지켜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힘든 경기였다. 선수도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투수 리드나 경기를 읽는 능력도 좋다. 사람이다 보니 실수하기 마련이다. 이런게 야구의 묘미다. 실수를 통해서 많이 배웠을 거라 믿는다. 좋은 커리어를 쌓는 데 일부가 될 거라 생각한다”며 박상언의 어깨를 토닥였다.

박상언 역시 실수를 인정했다. 사령탑을 찾아가 “나한테 너무 실망했다”고 했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가 이런 말을 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자신의 경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본 거라 생각한다. 나는 ‘배워!’라며 위로해줬다. 지금도 충분히 잘해주고 있다”며 박상언을 감쌌다.

일단 박상언은 계속 기용될 전망이다. 최재훈이 2경기 선발 출전하면, 박상언이 1경기를 책임지는 패턴이다. 올해 목표였던 1군 엔트리 진입은 이룬 박상언이다. 그는 ‘투수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포수가 되겠다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경험을 통해 한화의 안방마님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박상언의 앞날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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