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10승을 달성한 키움 안우진 ⓒ연합뉴스
▲ 시즌 10승을 달성한 키움 안우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NC의 경기를 앞두고 양팀 사령탑은 이날 선발 매치업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키움은 안우진(23), NC는 구창모(25)라는 토종 에이스가 맞부딪히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로테이션대로 돌아가다 보니 빅매치가 성사됐다.

팀의 토종 에이스라는 수식어는 어쩌면 헐거웠다. 구위나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국가대표 에이스급들의 대결이었다. 안우진은 어마어마한 강속구를 바탕으로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 대열에 올라섰다. 구창모는 부상 탓에 고생했지만 이미 최고로 인정받은 시절이 있었다. 올해 건강을 되찾았고 복귀 후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재기를 알렸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두 선수가 국가대표팀에서도 원투펀치를 이룰 수 있다고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냉정하게 경기를 바라봐야 하는 사령탑이지만, 그래도 두 젊은 에이스들의 대결 자체로 야구인들에게 즐겁고 흥분되는 날이었다. 강인권 NC 감독대행 또한 비슷한 심정이었다. 두 선수는 개인 경력에서 첫 맞대결이었다.

사실 투수가 싸우는 상대는 상대 투수가 아닌, 타석에 서 있는 타자들이다. 그러나 이런 매치업에서는 역시 상대 선발이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선두 SSG 추격에 나서는 키움이나, 연패를 끊어야 하는 NC나 경기 상황이 중요한 것도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그런지 두 선수 모두 경기 초반부터 에너지를 바짝 끌어올려 던지는 느낌들이 역력했다.

안우진은 최고 시속 157㎞, 평균 153㎞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NC 타자들을 힘으로 눌렀다. 150㎞대의 패스트볼과 최고 147㎞를 찍은 슬라이더의 조합에 NC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NC는 빠른 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안우진을 공략하려 애 썼으나 이 전략이 실패하며 오히려 안우진은 투구 수를 아낄 수 있었다.

구창모의 구위도 만만치 않았다. 좌완에 까다로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패스트볼이 거침없이 포수 미트에 들어갔다. 좌타자들에게 멀어 보이는 슬라이더의 각도 좋았다. 제구가 다소 흔들려 볼넷을 내준 게 아쉬웠지만, 키움 타자들도 구창모를 상대로 단 하나의 장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다만 승패는 갈려야 했고, 승자는 안우진이었다. 구창모는 투구 수가 조금 많았고 결국 6회 1사 후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준 뒤 강판됐다. 투구 수는 98개였다. 더 던지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서 구창모를 구원한 김진호가 연속 3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구창모도 자책점 하나가 생겼다.

반대로 안우진은 특별한 고비 없이 9회까지 내달렸다. 8회까지 100개의 공을 던진 안우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를 잡아내고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을 세웠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 휴식일도 길어 완봉을 노려볼 만했지만 키움 벤치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안우진을 내렸다. 8⅓이닝 2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10승 고지에 올랐다.

다만 두 선수는 아직 20대 초‧중반의 나이다. 이날 경기는 앞으로 수없이 고비마다 부딪힐 두 선수의 맞대결 역사의 첫 페이지였을 뿐이다. 확실한 건 KBO리그가 기대할 만한 공들과 기세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부딪히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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