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을 넘어선 키움 안우진 ⓒ연합뉴스
▲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을 넘어선 키움 안우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안우진(23‧키움)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 순항하고 있었다. 경기 초반부터 시속 150㎞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팡팡 던지며 NC 타선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여전히 압도적인 투구였다.

그렇게 경기가 흐르자 경기 막판 키움 벤치의 선택이 관심을 모았다. 안우진은 8회까지 100개의 공을 던졌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개인 첫 완봉승에 도전할지가 초미의 화제였다. 그리고 안우진이 2-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르자 1루 관중석의 키움 팬들은 환호와 함께 완봉 도전을 응원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완봉 도전은 없었다. 안우진이 첫 타자인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자 키움은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투구 수는 104개였다. 안우진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종전 8이닝) 소화에 만족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문성현이 아웃카운트 두 개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안우진의 시즌 10승 요건을 지켰다.

투수에게 완봉은 영예로운 기록이다. 아무리 좋은 투수도 생각보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록이기도 하다. 타이밍도 맞아야 하고, 경기 운도 있어야 한다. 안우진의 올 시즌 최다 투구 수는 113개(5월 1일 고척 kt전, 5월 19일 창원 NC전)이었다. 두 타자만 더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을 때 도전할 만한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애당초 완봉은 계획에 없었다. 안우진은 경기 후 9회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한 타자만 상대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미 벤치의 결정이 있었던 것이다. 안우진은 “미리 말씀을 해주셔서 마지막 타자라고 생각을 했고, 나도 힘이 조금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후 안우진 교체에 대해 “화요일도 100개 넘는 공을 던졌고 그래서 무리시키고 싶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나흘 휴식 후 등판에 완봉 도전에 나서면 투구 수가 어디까지 불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계획된 투구 수 정도에서 끊었다. 사실 완봉 도전 실패는 선수는 물론 벤치나 동료들에게도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하지만 키움은 냉정하게 자신들의 사전 계획을 지켰다. 한치의 틀어짐도 없었다.

안우진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이날까지 111⅓이닝을 소화했다. 이전에는 한 시즌 1군 최다 이닝 소화가 지난해 107⅔이닝이었다. 이미 한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을 넘어섰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경기가 있을 후반기에도 던져야 한다. 키움으로서는 안우진의 이닝과 투구 수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가 있는 셈이다. 무리하게 쓰다 후반기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가장 중요한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키움은 리그에서 가장 계획이 철저하고, 또 그 계획을 오차 없이 지키는 팀 중 하나로 뽑힌다. 장래가 창창한 안우진에 대한 계획 또한 세밀하게 짜놨을 것이며,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할 법하다. 키움에게 중요한 것은 안우진의 첫 완봉승이 아닌, 첫 풀타임 시즌 완주다. 그 계획을 잘 따라간다면 완봉 기회는 생각보다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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