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성적과 별개로 잦은 부상 탓에 49경기 출전에 그친 NC 박건우 ⓒ곽혜미 기자
▲ 좋은 성적과 별개로 잦은 부상 탓에 49경기 출전에 그친 NC 박건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를 앞두고 안우진(키움)과 구창모(NC)의 영건 에이스 대결에 관련한 질문에 “구창모보다 우리 타선이 조금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나와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가볍게 웃었다. 

안우진과 구창모라는 특급 에이스들이 대결하기는 하지만, 결국 안우진을 상대하는 건 타자들이었다. 어차피 점수가 많이 나지 않을 경기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타자들이 많지 않을 기회에 안우진을 무너뜨려야 구창모도 힘을 낼 것이라는 관점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강 감독대행의 말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NC는 안우진, 그리고 키움 마운드를 상대로 이날 2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안우진은 워낙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2S에 몰리면 어차피 안타를 못 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그래서 자신이 노린 구종이나 코스에 공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는 양상이 읽혔다. 전략은 나쁘지 않았는데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끌려갔다.

NC는 타선 부진 속에 고척에서 열린 키움과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지난 주말부터 4연승을 기록하며 분위기 반전을 이루는 듯했으나 7일 대전 한화전에서의 ‘역대급’ 역전패에 이어 4연패에 빠졌다. 키움과 3경기에서 NC 타선이 뽑아낸 점수의 합계는 단 3점이었다. 마운드가 잘 버텼지만 이 정도로는 이길 수 없었다.

시즌 내내 타선이 기대만큼 힘을 못 쓰는 양상이다. NC는 9일까지 79경기에서 타율 0.250, 팀 OPS(팀 출루율+팀 장타율) 0.690에 그쳤다. 타율(.256)과 OPS(.705)에서 모두 리그 평균에 못 미치는 하위권이다. 오히려 마운드보다는 타선에 더 장점이 있을 것이라는 시즌 전 기대는 모두 엇나갔다.

타선에 기대를 건 이유는 간단했다. 자기 성적이 확실한 선수들이 즐비했다. KBO리그 역사상 통산 타율에서 5위 안에 위치한 선수만 3명(3000타석 이상 기준, 3위 박건우‧4위 손아섭‧5위 박민우)이었다. 여기에 양의지라는 확실한 타자가 중심에 버티고 있었고, 박석민 이명기 노진혁 권희동 등도 나름 타격에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이중 박석민 박건우 손아섭 양의지는 모두 FA 영입생들이었다. 투자 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근래 세 선수(양의지 손아섭 박건우)의 FA 금액 총액만 289억 원이었다.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의 타격 능력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역대급 기관총 타선’이라고 불렸지만, 정작 기관총에 총알이 모자라거나 기관총이 녹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선수들이 시즌 초반 합류하지 못하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합류한 이후에도 기관총 멤버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빠지며 화력을 집중시키지 못했다. 모든 포문이 한꺼번에 대기한 건 전반기에서도 손에 꼽는다.

후반기에는 나아진 화력을 기대한다. 부상으로 빠진 박건우가 12일 합류한다. 강 감독대행은 “어제(9일) 퓨처스리그에서 두 타석을 소화했는데 이상은 없었다. 오늘(10일) 라이브배팅을 하고, 12일 합류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노진혁이 10일 2군으로 내려가는 등 완전체가 만들어지려면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NC의 답답한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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